홈피 통해 전기차 파는 美테슬라처럼… 자동차 온라인 판매 본격화 조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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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들 “새 영역” 적극 나서… 수입사는 판매 사원 반발 등 우려
교환-환불 법적 뒷받침 등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많아

지난해 9월 온라인 쇼핑몰 옥션이 선보인 쉐보레 ‘더 뉴 아베오’의 판매 페이지 화면. 옥션 제공
지난해 9월 온라인 쇼핑몰 옥션이 선보인 쉐보레 ‘더 뉴 아베오’의 판매 페이지 화면. 옥션 제공
 직장인 이은호 씨(37)는 지난해 9월 온라인 쇼핑몰 옥션에서 한국GM 쉐보레 ‘더 뉴 아베오’ 차량을 구매했다. 당시 옥션은 차량 10대를 내걸고, 구매자에겐 500만 원어치의 온라인 적립금을 혜택으로 줬다. 1분 만에 판매가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이 씨는 계약금 200만 원을 먼저 결제하고, 영업사원에게 잔금을 치른 후 차량을 인도받았다.

 온라인 유통의 ‘미개척지’였던 자동차의 온라인 판매가 본격화할 조짐이다. 최근 들어 온라인 쇼핑몰들이 자동차 판매 시도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올해 국내 판매가 확실시되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홈페이지를 매개로 직접 차량을 판매하는 유통 구조를 가지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선 이런 유통 구조가 도입되면 기존 자동차 판매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는 소비자가 직접 홈페이지에서 모델, 색상, 디자인, 기능 등을 선택한 후 계약금 일부를 지불하고 차를 사는 판매 시스템을 구축했다. 테슬라 매장 영업사원은 제품을 경험하도록 돕는 ‘도우미’ 성격에 가깝다.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자동차 온라인 판매에 적극적이다. 단기적으로는 온라인 판매가 드문 상품이기 때문에 ‘이슈 몰이’를 할 수 있다는 점, 장기적으로는 영업점마다 차이가 나는 자동차 가격을 투명하게 만들어 소비자 욕구를 끌어낼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옥션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구매하던 타이어도 지금은 온라인 가격 비교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정보가 쉽게 공유되면 자동차의 온라인 판매도 활성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의 온라인 판매는 제작사와 소비자가 직결되는 시스템으로, 가격을 낮출 수 있게 돼 소비자 친화적”이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자동차의 유통구조가 바뀌는 것에 자동차 제작사 또는 수입사가 민감하다는 점이다. 자동차의 판매는 딜러사가 맡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온라인 판매가 활성화되면 판매 노조 또는 판매사원이 반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제작사와 직접 계약을 맺거나 국내 공식 딜러가 없는 차량을 들여오는 방식으로 마찰을 최소화하려고 한다.

 해외에는 온라인 판매 사례가 많다. 현대자동차와 BMW는 현재 영국에서 온라인으로 차량을 판매 중이다. 제너럴모터스(GM)는 미국에서 온라인 쇼핑 사이트인 ‘숍-클릭-드라이브(Shop-Click-Drive)’를 운영 중이다. 2015년 2만3000여 대의 차를 온라인으로 팔았다.

 물론 온라인 판매 활성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숙제도 산적해 있다. 인터파크에 입점한 수입차 구매대행 업체 ‘디파츠’의 박진만 팀장은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차를 산 후에도 교환, 환불에 관해 분쟁을 겪지 않도록 법적인 뒷받침이 돼야 전반적인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자동차#온라인#판매#미국#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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