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망 번역’ 파파고, 성능 급성장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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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중국어 등 의사소통 술술
네이버, 파파고 기능향상 등에 업고 웹 브라우저 ‘웨일’ 출시 앞당길 듯

 사법부에서 정보기술(IT) 전문가로 통하는 강민구 부산지법원장은 지난해 11월 중국에서 열린 세계인터넷대회 사법정보화 분과회의에 참석했다. 세계 각국의 법관들이 모인 자리에서 강 지법원장은 음성인식 번역 애플리케이션(앱)을 쓰기 위해 스마트폰을 꺼냈다. 저우창(周强) 중국 최고인민법원장 등 중국권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는 네이버의 ‘파파고’를, 영어를 바탕으로 의사소통을 할 때는 ‘구글 번역’을 활용했다. 의사소통에 별반 어려움이 없었다. 강 지법원장은 “법률용어까지 정확하게 번역되는 모습을 보고 중국인 통역사가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고 전했다.

 아이돌 그룹 ‘신화’의 팬 모임에서는 최근 파파고를 쓰게 되면서 일본의 신화 팬과 ‘카톡’을 하는 일이 전혀 어렵지 않다. 박은정 씨는 “기존 네이버 번역기를 쓸 때는 번역한 결과를 역으로 되돌리면 뜻이 달라지곤 했는데, 파파고는 번역 결과를 되돌려도 뜻이 그대로인 경우가 많아 놀라웠다”고 말했다.

 최근 인공지능(AI)의 번역기능이 신경망 번역 기술 덕에 크게 발전하면서 번역 앱을 실용적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웹 브라우저 경쟁에서도 기존 강자인 구글 ‘크롬’과 도전자인 네이버 ‘웨일’은 번역 성능을 기반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현재 개발 중인 웹 브라우저 ‘웨일’의 2차 베타테스트 참가 신청을 23일부터 받을 예정이다. 1차 베타테스트에서 반응이 좋아 IT 업계에서는 웨일의 출시 시기가 당초 목표였던 상반기(1∼6월)보다 앞당겨진 1분기(1∼3월) 중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가 내세우는 웨일의 큰 장점 중 하나는 ‘파파고’가 적용돼 번역을 쉽게 해준다는 것. 네이버는 ‘구글 번역’을 이용하는 크롬에 비해 한국어 기반의 영어 중국어 일본어 번역은 파파고가 앞선다고 자신하고 있다. 파파고의 뛰어난 성능 때문에 웨일 출시 시기도 앞당길 수 있게 된 것이다.

 네이버는 한국어-영어, 한국어-중국어 번역에 ‘인공신경망 번역 방식’을 적용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신경망 번역 방식은 통계를 기초로 했던 기존 방식에 비해 번역 성능이 비약적으로 개선됐다. 기존에는 문장을 쪼개 번역했지만 신경망 번역은 문맥을 파악한 뒤 문장을 통째로 번역한다. 네이버는 신경망 번역을 적용했더니 한국어를 중국어로 번역할 때의 정확도가 160%나 개선됐다고 밝혔다. 구글도 신경망 번역을 적용하자 주요 언어의 번역 오류가 55∼85%가량 줄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파파고#번역#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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