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CEO]휴먼+인공지능… 감성분석 기반 SNS 검색엔진 ‘짐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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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피유홀딩스
공상을 현실로 바꾸는 기업
‘감성 인공지능’ 가능성 열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A.I.’에는 인간의 사랑을 갈구하는 로봇 ‘데이빗’이 나온다. ‘감성’을 갖춘 이 로봇은 딥러닝(Deep Learning)이라고 부르는 인공 신경망을 기반으로 스스로 학습하고 사람과 교감한다. 

 과거 SF(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등장했던 인공지능(AI)이 우리 현실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인공지능은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돼 전에 없던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4차 산업혁명의 총아로 부상했다.

 영화에 나오는 로봇처럼 사람의 마음과 감정을 파악하는 ‘감성 인공지능’ 개발에 역량을 쏟아 붓고 있는 IT기업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비피유홀딩스(대표 오상균·www.bpuholdings.com)다. 이 회사는 인간 감성과 공생할 수 있는 인공지능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상’을 ‘현실’로 바꿔가는 강소기업의 경쟁력을 들여다봤다.

오상균 대표
오상균 대표


비정형 빅데이터를 ‘감성 인공지능(EI)’으로


 비피유홀딩스는 ‘짐고(ZimGo)’라는 감성분석 엔진을 개발해 ‘사람의 감정을 파악하는 인공지능’이 출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었다.

 클라우드용 한국어 감성분석 엔진을 개발하면서 강소기업의 신화가 시작됐다. 짐고는 감성분석을 기반으로 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검색엔진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에 게재된 글을 작성한 사용자의 감정과 정서를 분석해 대중과 기업에 유익한 데이터를 제공해주는 서비스다. 쉽게 말해 이용자의 성격·취향 등 개인 특성을 반영해 기존 인공지능의 한계에 대항하는 ‘감성지능(EI·Emotional Intelligence)’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인간의 감정처럼 규칙을 찾기 힘든 ‘비정형 데이터’들을 소화해 차가운 인공지능이 아닌, 따뜻한 감성을 가진 인공지능을 개발한 것이다. 다양한 사람의 성향에 따라 그들이 보고 싶어 하는 세상이 나오게 하는 것, 이것이 비피유홀딩스가 말하는 짐고 서비스의 핵심이다.

 짐고는 기존 자연어처리(NPL)의 핵심 부분을 뛰어넘어 한국어가 가능한 서비스를 선보였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단어뿐만 아니라 구문 기반 분석엔진이 가능하다. 또한 비피유홀딩스는 현재 한국어뿐만 아니라 영어와 일본어 리미티드 베타 테스트도 곧 진행할 예정이다.

 짐고는 기업 및 소비자 서비스 분야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많은 온라인 사용자의 감정과 정서를 측정하고 대중과 조직에 실행 가능한 데이터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사실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기반의 감성분석 솔루션들은 이미 존재했었다. 대형 경쟁사들이 기존에 발표한 솔루션들은 단순한 API 기반의 제한적인 감성분석이 많은 반면 비피유홀딩스는 한국어가 가능하며 문맥 분석이 가능할 뿐 아니라 더 중요한 기능으로 이모티콘 지원을 추가하여 API를 지원한다.

 짐고는 최근 정치 분야에서도 가능성을 찾을 수 있었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 짐고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권자들의 감성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대선 결과를 예측했다. 시간별 대선주자의 말들이 국민에게 끼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특정 사안에 대한 비교 분석, 더불어 패턴분석을 통해 실제와 대선 아르바이트를 구분한 후 실질적인 대선의 결과를 추측해서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예측했다. 향후 짐고는 다수의 SNS 채널을 연결해 다양한 빅데이터 수집과 분석에도 역점을 둘 계획이다. 더불어 감성을 지닌 인공지능을 사물인터넷(IoT)에 접목해 삶의 획기적인 변화를 도모할 방침이다.

짐고 사이트 캡처.
짐고 사이트 캡처.


‘찜방’ 등 똑똑한 감성지능 선보일 예정


 비피유홀딩스는 인공지능과의 ‘경쟁’이 아니라 ‘공존’을 고민한다. 인공지능 산업이 앞으로 더 발전한다는 것은 기정사실화돼 있는 만큼, 막연한 놀라움이나 견제를 넘어 인공지능과 어떻게 공존할지를 늘 고민하고 있다. 이 회사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의 감성(Emotional)을 흉내 내는 인공지능 시대를 이끄는 것이다. 미래에는 분명 ‘인공지능 감성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우선 컴퓨터가 자체 학습을 통해 스스로 진화하는 감성지능(EI)을 이용한 ‘찜방(Zimbang)’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의 찜방은 각기 분리되어 있는 SNS 의 데이터들을 사용자가 원하는 것만 골라 한데 모아 놓는, 마치 ‘나만의 즐겨찾기’ 형태지만 앞으로 선보일 ‘찜방’의 모습은 짐고 검색엔진을 통해 나의 찜방에 자료를 수집하거나 작성하면 일정 시간 단위로 스스로 업데이트되는 서비스다. 즉, 사용자가 직접 작성한 콘텐츠를 컴퓨터가 스스로 인식해 새로운 내용과 정보를 자동으로 업데이트하는 방식이다. 사용자들은 각 개인만의 독창적인 포털정보 사이트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거시적으로는 나의 찜방을 블로그 방식을 통해 다양한 수익사업을 할 수 있는 플랫폼도 제공할 계획이다.

  ‘트라이브 매니지먼트’ 서비스도 개발하고 있다. 이는 SNS 내에서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친구를 자동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집단, 부족 등을 뜻하는 트라이브(Tribe) 플랫폼으로 자동차나 패션, 레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서로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새 시대 여는 사회지능 툴…“퍼스트무버 도약”

 이처럼 독창적인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는 ‘사회지능(Social intelligence)’ 툴인 짐고는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 세상에 나왔다. 비피유홀딩스의 오상균 대표와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카를로스 아트 네바레즈가 기술 개발의 두 핵심이다.

 오상균 대표와 대화를 하다 보면 ‘남을 쫓아가는 사람(추종자)에게 미래는 언제나 예측의 대상이지만, 리더에게 미래는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오 대표는 “감성기반 인공지능 출현은 인류 문명을 바꾸는 제4차 산업 혁명의 혁신적인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사람의 감성을 이해하고 풀어내는 인공지능 기술로 대한민국과 인류 문명의 미래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최근 펼쳐진 인공지능 발전은 눈부신 감성 인공지능 시대의 준비운동 단계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 인간 감성의 영역을 넘보는 제2의 인공지능은 정치와 경제, 외교, 의료 부문까지 깊숙이 침투하며 거듭된 혁신을 낳을 것이란 설명이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비피유홀딩스#짐고#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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