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몸집 줄이고 저축은행 키우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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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작년 점포 177곳 감소… 저축은행 수익성 개선되며 4곳 증가

 지난해 저축은행이 점포 수를 늘리며 ‘점포 구조조정’ 중인 시중은행의 빈자리를 파고 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이 대출 조이기에 나선 틈을 타 저축은행이 적극적으로 영업 활동을 한 결과로 풀이된다.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非對面) 금융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시중은행과 저축은행들이 영업점을 확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 우리, 신한, KEB하나,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점포 수는 1년 전보다 177곳(3.5%) 감소한 4919곳으로 집계됐다. 문을 닫은 점포(234곳)의 71.8%(168곳)가 서울(111곳)과 경기(57곳) 지역이었다. 수도권에서 특히 점포 수를 많이 줄인 것이다.

 시중은행들은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거래가 늘자 수익성이 떨어지는 영업점을 없애거나 통합하고 있다. 모바일뱅킹을 주로 이용하는 젊은 인구 비중이 높고 임대료가 비싼 수도권 은행 점포의 통폐합 비중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은행들은 이 같은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영업점 간 시너지를 강조하는 통합점포 형태로 조직을 개편하고 있다. 신한과 국민은행에 이어 올해 농협과 하나은행도 영업점에 ‘허브 앤드 스포크(Hub & Spoke)’ 방식을 도입했다. 이는 인접한 영업점을 하나의 클러스터로 묶어 관리하는 방식이다.

 반대로 최근 수익성이 개선된 저축은행들은 영업점을 오히려 늘렸다. 이날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저축은행 79곳이 보유한 점포 수는 본점을 포함해 총 292곳이다. 2015년 말 288곳보다 1.4%(4곳) 늘었다. 2010년 말 335곳이었던 저축은행의 점포 수는 저축은행 사태 이후 감소세를 보여 2014년 이후 점포 수가 300곳 미만으로 줄었다.

 지난해 은행들이 대출 심사를 강화하면서 제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의 영향으로 저축은행의 경영 성과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7∼9월)까지 저축은행의 순이익은 7645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71.8% 늘었다. 특히 이 기간 이자이익이 4838억 원 늘었다. 이는 대출 부실에 대비해 쌓는 대손충당금 전입액(1427억 원)을 크게 웃도는 금액이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은행#저축은행#점포#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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