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미국내 가전공장 설립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9일 03시 00분


코멘트

트럼프 무역장벽 강화에 대비… 조성진 부회장 “상반기내 결정”
한국 겨냥한 反덤핑 조사 76% 급증… 전세계 보호무역 조치 갈수록 확대

 세계적으로 보호무역 바람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국에 대한 각국 정부의 반(反)덤핑관세 신규 조사가 지난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에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은 미국 현지 공장 설립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한국무역협회의 ‘수입규제 월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상대로 한 각국의 반덤핑관세 조사 개시 건수는 30건으로 2015년(17건)보다 76.5% 늘었다. 반덤핑 관세는 덤핑 수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해 수입을 규제하는 조치다.

 국가별로 보면 인도가 철강, 화학, 고무제품 등 한국의 주력 수출 제품에 대해 8건의 반덤핑 조사를 시작해 가장 많았고 그 뒤로 미국이 4건의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 기업에 실제 적용되고 있는 반덤핑 규제 건수는 지난해 말 기준 135건으로 2015년 말보다 29건이 늘었다. 이에 비해 반덤핑에 상계관세까지 함께 부과하는 ‘반덤핑·상계관세’ 규제는 같은 기간 8건에서 7건으로,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는 61건에서 42건으로 다소 감소했다. 한국을 상대로 한 반덤핑, 상계관세, 세이프가드 등 수입 규제는 총 184건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강력한 보호무역주의가 한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7일(현지 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방향과 동아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 토론회를 열었다. 마틴 아이헨바움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직접적인 무역장벽을 세우기 시작하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현재 세탁기, 냉장고, TV 등을 멕시코에서 생산해 북미 지역으로 수출하고 있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미국 가전공장 설립 여부를 상반기 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른 영향을 분석하고 미국 내 공장 설립에 대한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민지 jmj@donga.com·서동일 기자
#보호무역#조성진#트럼프#무역장벅#미국#삼성#lg전자#가전공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