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남미 진출 기업, 차이나머니 ‘성격’에 주목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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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은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썰물처럼 빠져나간 선진국 자본의 빈자리를 채우며 라틴아메리카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그 영향력을 급속도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 자원 및 해외 수출시장 확보 등 정책적 목적에 부응하는 형태로 차이나머니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미 조지워싱턴대 정치학과의 스티븐 캐플런 교수는 최근 연구에서 단순히 중국발 투자 자금 및 차관이 2008년을 기점으로 얼마나 확대됐는지 확인하는 것을 넘어서 투자 자금이 흘러간 방식에 따라 남미 국가들 간에 중요한 차이가 있었음을 밝혀냈다. 캐플런 교수는 연구 논문을 통해 베네수엘라,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미 국가에서 차이나머니의 유입 형태가 어떻게 다른지 등을 분석했다.

 중남미의 대다수 국가는 부존자원이 풍부하다는 점이 오히려 정부의 재정 무책임성과 국제가격의 부침을 낳는 이른바 ‘자원의 저주’에 빠진다. 이것이 경제 체질을 허약하게 만드는 것이다. 베네수엘라의 경우 세계 금융 위기와 유가 폭락의 상황에서 국제금융시장에서 ‘찬밥’ 신세가 됐는데, 중국 자본이 들어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중국이 중국개발은행, 중국수출입은행과 같은 정책성 은행을 통해 제공하는 자금은 중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높은 리스크를 감수하는 ‘인내심이 큰 자본’이다.

 하지만 이 논문에서 연구진은 모든 남미국가에서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차이나머니가 유입되는 방식이 국가별로 달랐기 때문이었다. 연간 190억 달러에 이르는 돈이 베네수엘라 중앙정부에 직접 흘러들어간 것과 달리 브라질에선 투자가 브라질 정부가 주관하는 공개입찰에 참여하는 중국 기업을 보조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은 차이나머니가 여러 방식으로 유입된 현 상황을 이해하고, 중국이 직접 투자해 다양한 고용과 투자를 창출한 지역에선 직접적 대결을 피해야 한다. 또 브라질처럼 규제 탓에 중국 자금이 우회적으로 유입된 곳에서는 정면승부를 준비하는 등 다변화된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김현경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강사 fh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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