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값 뚝뚝… 10년만에 부활 날갯짓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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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수송용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이 2006년 5월 이후 10년 만에 600원대(소비자가격 기준)로 떨어졌다. 미국 셰일가스 생산이 늘면서 기존 중동 산유국 중심 LPG 공급 구조가 다각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6월 확장 개통된 파나마 운하를 통해 미국산 LPG 수입이 본격화되면 가격은 더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액화천연가스(LNG) 등 경쟁 연료에 밀려 줄어드는 수요를 지켜봐야만 했던 LPG 업계가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부활’을 꿈꾸고 있다.
○ 높아진 가격경쟁력

1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가정 및 산업용으로 주로 쓰이는 프로판과 수송용으로 사용되는 부탄을 합친 LPG 총소비량은 432만300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59만9000t)보다 20.1% 증가했다.

수요 증가의 이유를 살펴보면 LNG를 사용하던 산업체가 LPG 시설로 전환하는 등 산업용 수요가 확대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올해 5월 SK가스가 울산 남구 신항만 인근에 프로판 탈수소화 공정(PDH) 공장을 준공하는 등 신규 PDH 공장 가동이 늘면서 석유화학제품용 물량이 대폭 늘어났다. 석유화학업계에서는 섬유나 플라스틱 등 석유화학제품 원료로 쓰이는 나프타의 대체재로 LPG 사용을 늘리고 있다.

북미 셰일가스 증산도 한몫했다. 대한LPG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북미 지역 LPG 수출량은 2014년 대비 50% 증가한 반면 중동 지역 수출 실적은 둔화됐다. 국내 LPG 업계 입장에서는 공급처 다각화를 통한 수입 가격 인하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 부활을 위한 전략

국내 LPG 업계는 산업용 수요 반등을 다른 분야로 확대하기 위한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우선 LPG 업계는 가정용 수요를 늘리기 위해 에너지 취약 계층 공략에 나섰다. 70∼100가구 규모 농어촌 마을에 ‘마을단위 배관망 사업’을 실시하는 것이다. 이 마을들은 이전까지 20kg짜리 회색 가스통을 배달받아 LPG를 쓰거나 등유를 연료로 사용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산업통상자원부 주도로 LPG 업계가 출연한 ‘LPG희망기금’ 등을 통해 오지 마을에 LPG를 대량으로 저장할 수 있는 충전통을 두고 지하 가스관을 통해 가스를 배급하면서 수요가 점차 늘고 있다.

수송용 수요를 늘리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대한LPG협회는 르노삼성자동차와 함께 작고 가벼운 도넛 형태 LPG 가스통을 개발해 SM5, SM6, SM7에 잇달아 장착했다.

대한LPG협회 관계자는 “LPG의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특히 각종 규제로 인해 수요가 한정적인 LPG 차량에 대한 규제 완화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lpg#액화석유가스#셰일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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