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에 9월 셋째 주 7100억 ‘단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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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대금 6000억 조기 수령… 컨船 인도 앞당겨 1100억 확보
4000억원대 CP 자력상환 가능
“유동성 위기 벗고 정상화 한걸음”

대우조선해양이 선박 건조 대금을 앞당겨 받으며 유동성 위기에서 일단 벗어나게 됐다.

6일 대우조선은 유럽 선주사 4곳으로부터 선박 건조 대금 약 6000억 원을 조기에 받게 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30일 인도할 예정이던 초대형 컨테이너선 1척도 20일가량 앞당겨 인도하면서 선박 대금 1100억 원을 받게 됐다.

이로써 대우조선은 당장 9일 만기가 돌아오는 4000억 원의 기업어음(CP)을 대출이 아닌 자력으로 갚을 수 있게 됐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선주와의 두터운 신뢰로 건조 대금이 조기에 입금되고 선박이 앞당겨 인도된다는 것은 회사가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의미”라며 “시장에서 제기된 이른바 ‘9월 위기설’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이 7월 유럽을 방문해 선주사 5곳으로부터 약 7000억 원의 건조 대금을 앞당겨 지급받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조기 대금 지급에 합의한 선주사 중 4곳이 다음 주까지 6000억 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1곳은 연내에 건조 대금을 앞당겨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앙골라 국영 석유회사 소난골의 드릴십(원유시추선) 2척 인도가 최대 과제다. 대우조선은 30일까지 인도하는 것을 목표로 선주사와 협의하고 있다. 드릴십 인도 후 잔금 약 1조 원이 들어오면 대우조선이 겪고 있는 유동성 문제는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선주사는 자금 사정을 이유로 인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수주 절벽’ 문제도 대우조선의 정상화를 가로막고 있다. 대우조선은 올해 초 108억 달러였던 수주 목표액을 6월 62억 달러로 크게 낮춰 잡았다. 하지만 9월 현재 대우조선의 수주액은 10억 달러 수준에 그치고 있다. 대우조선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올해 수주액 최저 방어선을 35억 달러로 잡고 있다.

한편 대우조선의 부동산 자산 매각 추진도 난항을 겪고 있다. 대우조선은 지난달까지 코람코자산신탁에 서울 중구 을지로 사옥을 약 1800억 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하지만 투자자가 계획대로 모집되지 않아 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이 이 사옥을 매각한 뒤 임차하기로 했지만 대우조선이 임차료를 제대로 낼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로 사옥과 강서구 마곡지구 용지 매각 작업도 속도를 내지 못하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
#대우조선#선박대금#cp#유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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