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제대식]“품질은 미래 신시장 선점을 위한 밑거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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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더웠던 이번 여름을 더욱 뜨겁게 달군 2016 리우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지구 반대편에서 연일 전해지는 우리 선수단의 승전보와 감동적인 투혼 소식에 많은 국민들이 밤잠을 설치며 한 마음으로 응원하며 함께 웃고 눈물지은 시간이었다.

이처럼 세계 각국 대표 선수들이 열띤 경쟁을 펼치는 동안, 한편에서는 글로벌 강대국들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 뉴노멀 시대를 극복하고 미래 세계 경제 흐름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소리 없이 펼쳐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이해’라는 주제로 1월 스위스에서 개최된 2016 다보스포럼에서는 여러 글로벌 경제적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4차 산업혁명에의 대응과 이로 인해 탄생할 자율운행 자동차, 인공지능, 무인드론, 3D 프린팅,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의 기술들이 제시되었다. 이 혁명을 주도하는 강대국들의 대표적인 정책 사례로는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일본의 ‘로봇 신전략’, 미국의 ‘첨단제조파트너십’, 중국의 ‘중국제조2025’ 등을 들 수 있다.

우리 정부도 저성장 뉴노멀 상황과 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에 대응하기 위해 지능형 공장을 핵심으로 하는 ‘제조업 혁신 3.0 전략’에 이어 자율주행 자동차, 인공지능, 경량소재 등 ‘9대 국가전략 프로젝트’를 선정하여 주력 산업의 재도약과 미래 신시장 창출을 위한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9대 국가전략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완수되기 위해서는 부품·소재 등의 원천기술, 공정 효율화 등의 생산기술, 그리고 인공지능 등 소프트웨어 기술의 연구개발을 통한 핵심 요소기술 확보와 함께 이러한 기술을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융·복합 기술의 발전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이 성공적으로 상용화되어 미래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최첨단 기술의 확보뿐만 아니라, 과거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데 큰 기여를 했던 품질혁신 활동의 중요성이 다시금 부각되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자동차의 실현을 위해서는 센서 등 각종 핵심 부품 및 소프트웨어의 품질과 신뢰성이 매우 중요하다. 올해 5월 미국에서는 자율주행차가 대형트럭과 충돌해 자율주행차 탑승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자동주행 센서 미작동이 원인으로 밝혀진 이 사례는 인공지능에 의한 자동화 등 최첨단 기술이 우리의 일상에서 널리 활용되기 위해서는 관련 부품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더욱 엄격한 품질관리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품질이야말로 시류에 흔들리지 않는 신뢰의 원천임을 확신한 우리 기업들은 일찍부터 제조 현장 중심의 세밀한 품질관리에 힘써 오고 있다. 제품 결함률을 100개 단위(%)가 아닌 100만 개 단위(PPM·parts per million)로 관리하며 품질 오차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지난 42년간 제조 현장에서 PPM 단위로 품질과 공정 문제를 해결하며 원가 절감 및 품질·생산성 향상에 기여해 온 현장 근로자들의 품질분임조 활동은 우리 기업이 엄격한 품질관리를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웠다. 정부, 기업, 근로자의 노력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 꽃피운 42년간의 품질분임조 활동 및 성과가 대한민국을 글로벌 강국의 반열에 올려놓은 것처럼, 향후 제조업 재도약과 신성장동력 확보를 통한 미래 글로벌 시장 선점에 있어서도 품질혁신 기술과 지식 등 우수한 역량을 보유한 품질분임조가 중추적인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

제대식 산업부 국가기술표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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