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화장실 ‘발기부전 전단지’ 믿지 마세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8월 30일 05시 45분


발기부전 불법 유통업자 구속
포장 표시와 성분·용량 달라

공공 화장실에 가면 자주 은밀한 광고전단을 본다. 유명 발기부전치료제의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를 적어놓은 명함 크기의 광고 전단지다. 이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짐작은 한다. 호기심이 가지만 이 약이 제대로 된 제품인지 그리고 어떤 경로를 통해 유통되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이 은밀한 광고의 민낯을 알려주는 사례가 최근 나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손문기)는 최근 “무허가 발기부전치료제 등의 판매를 위해 홍보용 명함을 길거리, 화장실 등에 뿌리고 연락이 오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무허가 의약품을 불법 유통시킨 조 씨(남· 63세)를 약사법 및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 조치법위반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조 씨가 유통시킨 제품은 정품과 유사하게 위조된 비아그라, 시알리스 등 무허가 발기부전치료제와 스패니쉬 플라이, 요힘빈 등 최음효과가 있는 것으로 광고한 무허가 의약품이다. 조 씨는 거주중인 대전 등지에서 명함에 적혀있는 전화번호로 전화해 주문하는 고객들에게 퀵서비스 등을 이용해 배송하는 방식으로 2012년 5월부터 2016년 4월까지 6000만원 상당의 무허가 의약품을 판매했다. 조 씨는 수사당국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여러 대의 대포폰을 사용해 주문을 받았다. 판매를 위해 대량으로 구입한 무허가 의약품은 대형마트 내 사물함에 보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조 씨가 판매한 무허가 발기부전 의약품에는 포장에 표시된 것과 다른 성분이 포함되어 있거나 실데나필(발기부전치료제 성분)이 하루 최대 권장 투여량 보다 6∼13배 많은 양이 함유되어 있었다. 최음효과 표방 제품에는 최음제 성분이 들어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실데나필의 권장용량 은 하루 1회 25∼50mg이다. 이 보다 몇 배가 많은 양이 들어갈 경우 몸에 어떤 이상이 올지는 누구도 모른다. 순간의 즐거움을 위해 복용했던 약이 내 생명을 위협하는 독이 될 수도 있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무허가 의약품의 불법유통 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발기부전치료제는 의사처방에 따라 복용해야 하는 전문의약품으로 반드시 의·약사 처방과 복약지도에 따라 구매해 달라”고 당부했다. 약은 약사에게 처방은 의사에게 그리고 모르는 약은 함부로 먹지 말라는 상식의 확인이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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