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마켓 뷰]후강퉁-선강퉁 관문 홍콩증시 주목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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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유열 대신증권 홍콩법인장
성유열 대신증권 홍콩법인장
중국 선전증시와 홍콩증시의 상장주식 간 직접 매매를 허용하는 제도인 ‘선강퉁’이 연내에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11월 후강퉁(중국-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 실시 이후 2년 만에 선강퉁이 실시되면 중국의 전체 주식시장이 전 세계에 개방되는 시대가 오게 되는 것이다.

선강퉁이 갖는 중요한 의미는 해외투자자들에게 중국의 성장주에 대한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후강퉁을 통해 외국인투자자들은 금융, 산업재, 에너지 등 중국의 국영기업 및 대기업 중심의 전통산업에 투자했다. 선강퉁은 한발 더 나아가 중국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일컬어지는 정보기술(IT), 미디어, 헬스케어 등과 중소기업에도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선강퉁의 실시를 마냥 좋은 투자 기회로 생각해 서두르기보다는 좀더 냉정하게 지켜보는 침착함을 유지해야 한다. 후강퉁이 시작될 당시 마치 전 세계의 돈이 전부 중국으로 몰려들 것 같은 기대감이 넘쳤다. 그러나 실제 외국인의 투자금액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당시 중국 내 개인과 기관투자가들만 기대감에 들떴다. 이들은 중국 정부의 ‘1인 다계좌’ 정책 실시와 신용거래 규제 완화와 같은 정책에 휩쓸려 유동성을 바탕으로 투자를 서둘렀다. 그 결과 후강퉁 실시 직전 2,500 선이던 상하이증시는 2015년 상반기까지 5,000 선을 넘어섰다. 하지만 이후 2,000 선 아래로 급락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였다. 기초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기대감으로 거품이 형성됐다가 중국 경제의 성장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자 허무하게 터져버린 것이다.

투자자들이 유념해야 할 지점은 바로 여기다. 선강퉁 시행이 예고되면서 이곳 홍콩의 주요 증권사에서도 선전증시를 소개하고, 종목을 추천하는 보고서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한국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2014년 후강퉁 때만큼 중국 정부의 정책이나 경제성장률, 위안화의 변동성 등 주변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에 투자하기를 원한다면 밸류에이션(평가 가치) 및 환율변동성이 낮은 홍콩증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후강퉁 이후 홍콩에 상장된 중국 주식인 H주와 중국 본토 A주 간의 가격 격차가 벌어졌고, H주가 싸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중국투자자들이 홍콩으로 몰려들어 ‘강구퉁(중국 본토 투자자의 홍콩 H지수 종목 매수)’ 투자 한도의 80%가 소진됐다. 선강퉁이 실시되고 선전증시와 홍콩증시에 동시 상장된 종목들이 이런 현상을 보인다면 당연히 상대적으로 싼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다. 홍콩의 증시는 이제 후강퉁, 선강퉁을 통한 대중국 투자의 관문일 뿐 아니라 중국에 상장된 동일한 회사의 주식을 상대적으로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는 매력적인 시장으로 변해가고 있다.

성유열 대신증권 홍콩법인장
#홍콩증시#후강퉁#선강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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