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주형환]‘틀’이 경쟁력을 좌우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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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붕어빵과 휴대전화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활용되는 기술 수준의 차원은 다르지만 두 제품의 공통점은 ‘금형’이 제품 제작에 필수라는 것이다. 휴대전화용 금형은 머리카락 굵기 10분의 1 수준의 정밀도가 필요하며, 소재의 열팽창·점성 등을 고려한 설계가 필요하다.

금형은 ‘틀’을 이용하여 동일한 모양의 제품을 대량으로 만드는 기술로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 제품이 금형 기술로 만들어진다. 틀에 플라스틱 소재를 주입하는 사출 금형을 통해 휴대전화나 가전의 케이스를 만들고, 철판을 틀로 찍어내는 프레스 금형을 통해 자동차의 외형을 만든다. 사용되는 소재와 제품 형태에 맞게 금형 틀을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고 제작하느냐에 따라 최종 제품의 디자인과 품질 완성도가 좌우된다.

국내 금형산업은 휴대전화, 가전, 자동차 등 주력산업과 함께 성장해왔다. 주력산업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국내 금형산업 규모는 8조 원으로 확대되었고, 수출도 연간 30억 달러 규모로 증가하며 일본을 추월해 2014년부터 세계 2위의 수출국이 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금형 기술이 주력산업의 제품 완성도를 높이며 우리 제조업이 세계 수준으로 도달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반면 금형 강국이던 일본은 금형산업이 위축되면서 중국과 우리나라에 이어 2015년 수출 3위에 머물러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 제조업계가 금형의 글로벌 소싱을 확대함에 따라 제조업과 금형의 경쟁력이 동반 약화되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우리 금형산업도 최근 국내외 여건이 녹록지 않다. 수요 둔화로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꾸준히 성장하던 수출도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금형업계의 대부분이 영세하여 제품 개발을 위한 장비를 보유하지 못한 경우가 많고 고급인력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어려움을 겪는 금형업계가 저렴한 비용으로 시제품 제작과 기술 개발을 할 수 있도록 지역별로 금형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금형업체의 60%가 집적해 있는 수도권 금형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경기 부천시에 한국금형센터를 개관하여 지원을 시작하였다. 이를 통해 전국의 5개 금형센터를 네트워크화하여 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 수출 마케팅 등 전방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또한 스마트공장 확산에 발맞춰 금형설비의 인공지능화도 추진하고자 한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사출 성형 시스템을 개발하여 금형 제품을 고도화하고 노동집약적 사출 금형의 품질과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계획이다.

정부는 주력 산업의 고도화와 신산업 창출을 위해 금형센터를 활성화하여 완성품부터 핵심 부품까지 품질 완성도를 좌우하는 금형산업의 경쟁력을 뒷받침하고자 한다. 금형산업이 제조업 재도약의 ‘틀’을 만들고 새로운 수출동력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금형산업#주력산업#스마트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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