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 경영의 지혜]임원만 모인 팀 vs 대리만 모인 팀… 어느 쪽이 협업 잘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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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업무 능력에 전방위적 영향력을 갖춘 사람들로만 팀을 구성해 일을 하면 그 어떤 어려운 과제도 잘 해낼 수 있을까? 최근 이 능력 있는 개인의 ‘영향력’이 ‘협력’을 방해하는 요소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존 연구들에 따르면, 강한 영향력을 지닌 사람들에겐 협업에 방해가 되는 행동 성향이 존재한다. 과도하게 자신만만하고 타인의 기여를 과소평가하는 동시에 남의 아이디어를 가로채고 방해하려는 경향마저 보이기도 한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소속의 연구자 두 명은 개인의 영향력이 집단의 역학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잘 파악하기 위해 일련의 실험을 진행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코리아 2016년 5월호에는 이 연구의 결과를 소개하는 기사가 실렸다.

UC버클리 연구진은 한 실험에서 참가자 두 명이 한 조를 이뤄 이쑤시개와 사탕으로 탑을 쌓도록 했다. 각 조에서 한 명을 리더로 정하고, 리더에게는 조원의 성과를 평가하고 임무가 끝난 뒤 어떤 보상을 할지 결정하는 권한을 줬다. 다음 실험에서는 세 명이 한 조를 이루도록 했다. 어떤 조는 세 명 모두가 영향력이 큰 사람들(그 이전 임무에서 리더였던 사람들)로, 어떤 조는 세 명이 모두 영향력이 작은 사람들(그 이전 임무에서 보조자였던 사람들)로 구성했다. 어떤 조는 리더와 보조자가 섞이도록 했다. 그리고 창의성이 요구되는 과제를 부여한 뒤 그 과제의 결과를 전문 심사위원들이 평가했다.

실험 결과, 영향력이 큰 개인들로 이뤄진 그룹은 영향력이 작은 사람들이 모인 집단에 비해 창의성과 과제 집중도 면에서 뒤떨어졌을 뿐 아니라 정보 공유와 긍정적 상호작용에서도 밀렸다. 실제 각 기업과 조직의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후속 실험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팀은 자신들의 논문에서 “협력이 필요하지 않은 업무에서는 영향력이 큰 개인들이 더 좋은 성과를 냈으나 타인과의 협조체제가 필요한 임무를 할 때에는 그렇지 않았다”며 “영향력이 큰 개인이 포함된 그룹에 임무를 부여할 때에는 정보 공유 시간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등 일정 형식을 정해 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정리=고승연 기자 seanko@donga.com
#임원#대리#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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