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 넘어 치료까지… ‘화장품+의약품’ 융합 가속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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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동아 글로벌 바이오헬스 포럼]코스메디컬 시장 年 15% 급성장… 줄기세포 이용하는 제품도 등장

화장품에 바이오, 제약 기술을 도입한 ‘코스메디컬’ 세계 시장은 2013년에 이미 7조 원 규모를 넘어서 매년 15%씩 급성장하고 있다. ‘2016 동아 글로벌 바이오헬스 포럼’은 이런 코스메디컬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볼 수 있는 자리였다.

포럼의 마지막 주제발표자로 나선 강병영 아모레퍼시픽 아시안뷰티연구소장은 19세기에 미국 영국에서 비누에 부과했던 사치세(稅) 이야기로 발표를 시작했다. 강 소장에 따르면 크림전쟁, 미국 남북전쟁 과정에서 비누가 부상자의 감염을 막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누에 붙던 사치세가 없어졌다. 그 결과 사망자가 줄었을 뿐 아니라 새 기회가 생겼다. 미국의 P&G, 영국의 유니레버 등 세계적인 화장품 회사는 비누 생산을 통해 성장했다.

강 소장은 “코스메디컬의 활용에는 한계가 없다”고 했다. 여드름, 아토피, 건선 등 피부 문제를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제품들이 이미 시장에 나와 있으며 줄기세포를 활용해 약품에 더욱 가까운 화장품들도 등장하고 있다. 보톡스, 필러 등 시술용 의약품이나 소형 미용기기도 코스메디컬에 포함된다. 2007년 미국에서는 보톡스, 필러를 활용한 미용 시술이 1000만여 건으로 병원 수술 건수의 6배를 넘어섰다. 강 소장은 “수명 증가로 삶의 질에서 아름다움이 갖는 의미가 더 중요해졌다”면서 “진동과 초음파 등을 이용한 소형 미용기기 개발에도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화장품업계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제약사와 손잡고 의약 연구를 기반으로 한 화장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2년 처음 내놓은 코스메디컬 브랜드 ‘에스트라’를 통해 보습, 여드름, 미백 등에 효과적인 화장품, 피부과 시술 후 재생을 돕는 화장품 등을 내놓고 있다. 바이오제약업체인 셀트리온이 2013년 한스킨을 인수해 셀트리온스킨큐어를 설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LG생활건강은 2014년 ‘차앤박화장품’을 인수해 코스메디컬 분야를 강화하고 있으며 화장품 연구개발생산업체인 코스맥스는 미세먼지 제거 화장품을 개발 중이다.

하지만 코스메디컬의 활성화를 위해 해결돼야 할 문제도 많다. 현행법상 화장품은 의약품이 아니어서 용기 겉면에 질병의 이름을 쓸 수 없다. 강 소장은 “여드름을 의미하는 ‘애크니(acne)’라는 표현을 화장품에 못 쓴다. 치료제로 오인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드름 개선에 효능이 있어도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없다. 규제 완화가 꼭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미용#치료#화장품+의약품#바이오#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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