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3300만명이 쓰는 ‘라인’… 구글도 제쳤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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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라인’ 임원진 현지 간담회

3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아리야 바노미옹 라인 태국법인 대표(왼쪽)가 진행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3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아리야 바노미옹 라인 태국법인 대표(왼쪽)가 진행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라인’은 언제나 태국 사람들의 손 위에 있습니다. 모든 생활과 연결돼 있죠. 기업 브랜드 순위에서도 유튜브와 구글을 이기고 있어요. 진출 3년 만에 얻은 대단한 성과입니다.”

최근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네이버의 ‘라인’ 임원진이 일본에 이은 제2의 전략국가 태국에서 3일(현지 시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아리야 바노미옹 라인 태국법인 대표는 라인의 성공비결로 ‘현지화’를 꼽으며 “라인에 태국 이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계속 덧붙여 생활의 허브 역할을 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현재 태국에서 라인은 ‘국민 메신저’로 통한다. 거리에서나 쇼핑몰에서나 어딜 가든 라인을 쓰고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태국 전체 인구 6700만 명 가운데 4000만 명이 스마트폰을 쓰고 있는데, 이 중 3300만 명(82.5%)이 라인을 사용한다. 이용자 1인당 하루 평균 라인 이용시간은 83.8분에 달한다. 라인은 지난해 태국 베스트브랜드 순위에서 페이스북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그 뒤로 유튜브와 구글, 애플 아이폰이 각각 3, 4, 5위에 올랐다.

태국에서는 채팅서비스를 기반으로 게임을 비롯해 라인페이(결제), 라인뮤직(음악 스트리밍), 라인 기프트샵(기프티콘), 라인TV(동영상 스트리밍) 등 각종 서비스를 라인 안에서 해결할 수 있다. 지난주부터는 ‘라인맨’이라는 심부름 서비스도 시작했는데 음식 배달부터 택배에 이르기까지 태국에서 보편화되지 않은 서비스를 제공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라인 서비스를 활용한다. 동남아시아의 아마존닷컴으로 불리는 ‘라자다’ 등 250여 개 기업이 라인과 파트너십을 맺고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던킨도너츠 태국법인 마케팅 디렉터인 라위판 프라코브와나킷 씨는 “태국에서 라인은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기업 마케팅 통로”라고 말했다.

태국 등 해외의 폭발적 성과에 힘입어 라인의 올해 1분기(1∼3월) 매출액은 341억 엔(약 365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9% 늘었다.

라인의 개발자이자 글로벌 전략을 담당하는 신중호 라인주식회사 CGO(Chief Global Officer)는 이날 “2008년 해외 진출을 위해 일본에 갈 때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내게 딱 하나 부탁한 게 있다”며 “내가 알고 있는 건 다 버리고, 현지분들 말을 듣고 그분들이 중심이 되는 조직을 만들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라인의 역사는 곧 현지화의 역사”라며 “모든 문화는 평등하다는 전제 아래에서 그 나라 문화에 맞게 서비스를 컬처라이제이션(Culturization)하는 게 글로벌 경쟁사와의 싸움에서 라인이 이기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라인 태국법인의 150여 명 직원 중 한국 사람은 1, 2명에 불과하다.

신 CGO는 미국, 중국에서의 라인 가능성에 대해 “현재 라인을 단순한 채팅앱을 넘어 여러 서비스를 한꺼번에 누리는 스마트 포털로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스마트 포털 개념이 완성되면 한 번 더 도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방콕=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라인#네이버#메신저#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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