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다시 곤두박질…“30달러 선 무너지지는 않을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5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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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국발(發) 훈풍에 회복세를 보였던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30달러 중반대로 주저앉았다. 이달 17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릴 회의를 앞두고 산유국들이 불협화음을 내면서 산유량 동결에 대한 기대감이 꺾인 탓으로 풀이된다.

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보다 2.96% 내린 배럴당 35.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브렌트유도 2.53% 하락한 배럴당 37.69달러에 마감했다. 전날 비잔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이 이란 경제제재가 시작되기 전과 비슷한 규모로 원유 생산량과 수출량을 늘리겠다고 말한 것이 알려지면서 유가가 하락세를 보였다. 이란이 산유량 동결에 동참하지 않으면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산유국들의 동결 합의 가능성도 불투명해진다.

2월 중순 이후 국제유가는 가파른 상승세를 달렸다. 2월 사우디, 러시아, 카타르, 베네수엘라 등 4개국이 산유량 동결에 합의하면서 공급과잉 해소에 대한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2월 중순 배럴당 20달러 중반이었던 WTI 가격은 지난달 하순 40달러 선으로 뛰어올랐다. 하지만 최근 9거래일간 14% 넘게 곤두박질치면서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황병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최근의 상승세가 펀더멘털이 아닌 투자자의 기대심리에 의한 것이라 유가가 짧은 기간 급등했다가 급락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지난달 미국 달러가치가 완만하게 상승한 것도 원유 등 원자재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유가 전문가들은 산유국 15곳이 참여할 예정인 도하 회의를 최대 변수로 꼽으면서 그때까지 이들 나라의 움직임에 유가가 큰 폭으로 오르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배럴당 30달러 선이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손재현 KDB대우증권 수석연구원은 “산유국의 공조가 쉽게 깨지진 않을 것”이라며 도하 회의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여기다 5, 6월부터 미국 드라이빙 시즌이 시작되는 등 3분기(7~9월)에 원유 수요량이 늘어나면서 올 연말 배럴당 45~50달러까지 완만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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