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30대 가구 소득 첫 감소… 소비도 줄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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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최고수준 실업률 등 영향
月가계지출 335만원… 0.9% 감소

지난해 청년 가구의 소득증가율과 월평균 가계지출이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에 이를 만큼 일자리 사정이 심각해진 데다 직장을 구하더라도 비정규직을 전전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소득 수준이 급락한 게 주원인이다. 소득이 줄자 허리띠도 더욱 졸라맨 것으로 보인다.

8일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5년 연간 가계동향’에 따르면 가구주가 39세 이하인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31만5552원으로 2014년(433만9612원)보다 0.6% 줄었다. 사회 초년병으로 돈을 벌기 시작하는 20, 30대 가구의 소득이 줄어든 건 가계동향 조사를 시작한 2003년 이후 처음이다.

20, 30대 청년 가구의 소득증가율은 2008년만 해도 8.5%로 모든 연령층에서 가장 높았다. 또 2003∼2013년 10년간은 연평균 6.4%씩 증가했다. 하지만 2014년 0.7%로 쪼그라들었고, 지난해에는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전체 소득의 75% 이상을 차지하는 근로소득이 줄어든 게 직격탄이 됐다. 청년 가구의 근로소득 역시 지난해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0.8%)을 했다. 반면 40대, 50대, 60세 이상 가구는 지난해 월평균 소득이 각각 2.8%, 2.0%, 6.8% 증가했다.

청년 가구 소득 감소의 주원인은 청년실업이다. 지난해 청년 실업률은 9.2%로 사상 최고 수준이었다. 취업한다 해도 소득이 낮고 안정성이 떨어지는 비정규직으로 몰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소득이 줄자 청년 가구는 허리띠를 졸라맸다. 소득이 감소한 것보다도 더 큰 폭으로 지출을 줄인 것이다. 지난해 청년 가구의 월평균 가계지출은 335만8866원으로 전년(338만8891원)보다 0.9% 감소했다. 가계지출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소비#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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