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에 빠진 한국 경제…1월 산업생산 1.2% 감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일 19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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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내우외환의 위기에 처했다. 수출 감소세가 사상 최장기간(14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올 1월 산업생산은 물론 소비, 투자까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형 흑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해외건설 수주액도 지난해의 절반으로 쪼그라들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2% 감소했다. 전산업생산은 지난해 10월(-0.8%), 11월(-0.5%) 연속 감소하다 12월 들어 1.3% 반등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도 전월보다 1.4% 줄었다. 개별소비세 인하 중단으로 1월 승용차 등 내구제(-13.9%)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불확실한 경기 탓에 설비투자도 6.0% 감소했다.

수출은 올해 2월까지 14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상수지는 47개월째 흑자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월 경상수지는 70억6000만 달러 흑자로, 2012년 3월 이후 47개월 연속 최장 기간의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해 12월(73억8000만 달러)보다 줄었지만 1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치다.

문제는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든 데 따른 ‘불황형 흑자’라는 점이다. 국제유가 급락과 신흥국 경기둔화 등의 영향으로 1월 상품 수출은 379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5.8% 줄었고 상품 수입은 297억9000만 달러로 23.1% 감소했다.

해외건설도 ‘저유가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연초부터 심각한 부진에 빠져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2월까지 해외건설 수주액은 50억14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03억8900만 달러)의 48% 수준에 그쳤다.

특히 텃밭이던 중동의 경우 88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8억8600만 달러)의 3%, 2014년(129억5000만 달러)의 0.7%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전체 해외수주에서 중동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4년 80.7%에서 올해 1.8%로 급락했다. 최근 국제사회의 제재가 풀린 이란이 새로운 돌파구로 관심을 받고 있지만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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