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새로운 성장전략 세우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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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소비성향 역대 최저… KDI “2030년 성장률 1%대” 경고

가계의 소득과 소비가 한꺼번에 급락한 가운데 고령화의 충격으로 2030년 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연 1%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 경제와 관련한 각종 지표에 경고등이 켜지면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새로운 성장전략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통계청이 20일 내놓은 ‘가계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 3분기(7∼9월)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41만6000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만9000원(0.7%)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09년 3분기(―0.8%)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취업자 수 증가세가 둔화한 데다 불황의 여파로 자영업자들의 수입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최상위 20% 가구의 소득을 최하위 20% 가구 소득으로 나눈 ‘5분위 배율’은 4.46배로 3분기 기준으로 2003년 이후 최저치였다. 고소득 가구의 소득은 소폭 감소한 반면 저소득 가구의 소득이 다소 늘어 분배 수준이 개선된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아울러 3분기 전국 가구의 연평균 가처분소득 대비 소비지출액 비율, 즉 ‘소비성향’은 작년 동기보다 1.0%포인트 하락한 71.5%였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3분기 기준 최저치다. 소비 부진은 지갑을 잘 열지 않는 고령층 인구 비중이 늘었고 미래에 불안감을 느낀 젊은층마저 노후에 대비해 씀씀이를 줄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프랑스 파리 테러사건까지 일어나 글로벌 소비까지 위축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시중은행장들과 가진 연례금융협의회에서 “테러 때문에 유로지역의 경기 회복세가 어떤 영향을 받을지, 테러 위험에 따른 심리 위축이 다른 나라에까지 확산될 가능성은 없는지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발생하면 우리 경제도 부정적 충격을 받을 수 있다. 당국, 금융기관, 기업이 모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내수 부진, 지정학적 리스크에 고령화 추세가 겹치면서 한국 경제의 성장 폭이 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이재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경제학회 정책심포지엄’에서 15년 뒤인 2030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현재의 3.0% 안팎에서 2020년대 들어 2%대로 떨어진 뒤 2030년대에는 1%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경환 부총리는 이날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주요 연구기관장과의 간담회에서 “대내외 환경이 구조적으로 변하는 만큼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을 수립할 때 새로운 성장전략을 세우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3분기 한국 경제가 최근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전기 대비 1.2%의 성장률을 보였다”며 “이런 추세를 이어간다면 내년에도 3%대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최경환#성장전략#소비성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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