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프리미엄급 AP 통합칩’ 숙원 풀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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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노스 8옥타’ 공개… 2015년말 양산
모뎀 기능 통합돼 칩 개수 줄어… 스마트폰 설계-디자인 활용 커져
갤S7 2016년 2월 공개 전망 나와

삼성전자가 내년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에 들어갈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 8옥타’(사진)를 12일 공개하고 올해 말부터 양산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갤럭시S6 때보다 칩셋 생산 공개 시점이 한 달 이상 앞당겨져 삼성전자가 갤럭시S7을 예년보다 한 달 빠른 내년 2월 공개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엑시노스 8옥타는 14nm(나노미터·1nm는 10억 분의 1m) 핀펫(FinFET·3차원 입체구조로 반도체를 설계하는 방식)공정을 적용했다. 모바일 AP 양산에 14nm 공정을 적용하는 반도체 업체는 삼성전자뿐이다.

삼성전자가 올 초 세계 최초로 양산한 14nm 1세대 제품 엑시노스 7옥타는 모바일 AP 단품이지만, 이번 2세대 8옥타는 모바일 AP와 최고 수준의 롱텀에볼루션(LTE) 통신 칩을 하나로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용 통합 칩을 내놓은 적은 있지만 퀄컴 스냅드래건 시리즈처럼 프리미엄급 AP를 통합형으로 양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모바일 AP에 모뎀 기능이 통합되면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칩의 개수가 물리적으로 줄기 때문에 스마트폰 제조사 입장에서는 스마트폰 설계를 간소화할 수 있고 칩이 차지하는 기판 면적도 줄어들어 디자인 편의성이 커진다.

퀄컴도 최신 스냅드래건 820을 삼성전자에 파운더리(위탁생산)를 맡겨 14nm 공정으로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을 개발하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내부적으로 엑시노스 8옥타와 스냅드래건 820의 채택 비중을 조율 중인 단계다.

엑시노스 8옥타는 기존 64비트 CPU 코어에 삼성전자의 커스텀코어를 처음 적용해 기존 1세대에 비해 성능은 30% 이상 높이면서도 소비전력은 10%가량 절감했다. 커스텀코어란 기존 CPU 코어가 최적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설계를 변경한 코어를 의미한다. 엑시노스 8옥타는 영국 암(ARM)사의 64비트 코어인 ARMv8을 기반으로 성능을 높이고 소비전력을 낮췄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아울러 암사의 최신 말리(Mali)-T880 그래픽 프로세서를 탑재해 높은 수준의 3차원(3D) 게임을 모바일 기기에서도 끊김 없이 즐길 수 있다.

전자업계에서는 이번에 공개된 칩셋 생산 및 펌웨어 개발 시점이 전작인 갤럭시S6 때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겨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내년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 발표시점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당초 갤럭시S7 공개 시점을 내년 1월까지 앞당길 계획도 있었지만 내부 검토 결과 공개 시점을 무리하게 앞당기기보다는 수율을 높이는 데 더 신경을 쓰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갤럭시S6 엣지가 초기 폭발적인 시장 반응을 얻고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던 점에서 얻은 교훈이 있다”며 “그래도 예년보다는 앞당겨 2월 정도에 공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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