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1 복합리조트 전쟁, 경제성·콘텐츠는 뒷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8월 27일 05시 45분


복합리조트의 대표적인 성공스토리로 꼽히며 지자체들에게 ‘장밋빛 기대’를 안겨준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리조트의 위용. 9개 지자체에서 34개 기업이 나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한국형 복합리조트는 올 연말 최종적으로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복합리조트의 대표적인 성공스토리로 꼽히며 지자체들에게 ‘장밋빛 기대’를 안겨준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리조트의 위용. 9개 지자체에서 34개 기업이 나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한국형 복합리조트는 올 연말 최종적으로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9개 지자체서 34개 기업 사업자 신청
콘텐츠 고민 없이 무차별적 유치 경쟁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며 기대를 모은 복합리조트(IR·Integrated Resort)의 후보지역 선정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7월말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복합리조트 사업 콘셉트 제안서(RFC)를 접수한 결과 인천, 경기, 부산, 경남, 경북, 강원, 충북, 전남 등 9개 지자체에서 무려 34개 기업(컨소시엄)이 신청을 했다. 문체부는 우선 3∼4개로 압축한 후보지역을 발표하고, 이를 대상으로 투자계획서(RFP)를 11월 말까지 접수해 연말 최종적으로 복합리조트 사업자를 선정한다.

2개 선정에 34개 기업 지원, 17대1의 경쟁

복합리조트 유치 의사를 밝힌 기업을 지역별로 보면 영종도가 있는 인천이 17개로 가장 많았다. 현재 LOCZ와 파라다이스그룹이 복합리조트 사업권을 확보해 사업을 추진 중인 인천은 영종도미단시티, 인천공항국제업무지구, 영종하늘도시, 인천항 등에 국내 GKL을 비롯해 해외자본이 참여한 컨소시움이 나섰다.

부산은 북항 개발지를 후보지로 부산시와 롯데그룹이 나섰고, 전남은 여수 경도를 후보지로 내세웠다. 지난해 홍준표 지사가 복합리조트 건립계획을 발표한 경남은 진해 글로벌테마파크에 복합리조트를 건립하겠다고 신청했다. 경기는 고양시, 화성 송산신도시, 용인시 등 3개 지역에서 나섰고, 강원은 코오롱 그룹과 함께 춘천을 후보지로, 충북은 음성군을 후보지로 내세웠다. 이밖에 서울에서는 수협중앙회가 최근 여의-한강 개발로 주목을 받는 노량진에 복합리조트를 짓겠다고 나섰다.

지역개발과 배려 등 정치논리에 경제성 성공가능성 뒷전

지자체들이 복합리조트에 목을 매는 것은 각종 보도와 경제수치를 통해 알려진 싱가포르와 마카오의 화려한 성과 때문이다. 싱가포르가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를 세운 후 관광수입이 2009년 170억에서 2013년 4조4000억원으로 27배 늘었다는 점은 지역경제를 이끌 수익모델에 고심하는 지자체에 무척 매력적이다.

그러나 이번 유치 경쟁은 복합리조트 성공을 좌우할 관광수요 예측, 운영역량과 구성 콘텐츠, 경제성 보다 지역개발과 소외지역 배려들의 정치논리에 더 쏠렸다. 해당 지역 단체장은 물론이고 국회의원까지 나서 유치를 위한 지지성명과 대관로비, 언론 플레이가 치열하게 벌어졌다. 경쟁이 뜨겁다 보니 어떤 기준으로 후보지역을 선정하든 탈락 지자체들의 반발과 이후 몰아칠 후폭풍이 꽤 심각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복합리조트 콘텐츠에 대한 고민 필요”

이런 상황에 대해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서원석 교수는 “새 복합리조트는 제주와 인천 영종도에 추진 중인 국내 복합리조트와의 경쟁과 함께 외국 복합리조트와의 경쟁을 함께 해야 한다”며 “여기에 이번에 증시가 겪었던 중국시장의 리스크도 감안하는 등 고려할 사안이 많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무엇을 갖추느냐는 시설적인 면 못지않게 복합리조트를 채울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해외와 차별화된 테마는 무엇이 있을지, 어떤 소프트웨어를 제공해야 관광객이 찾아올지, 카지노 이외의 내국인도 이용할 수 있는 다른 시설은 어떻게 운영해야 성공할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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