倍로 늘린 車배터리 설비 24시간 가동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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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 가보니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에서 한 직원이 배터리 셀 생산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에서 한 직원이 배터리 셀 생산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29일 충남 서산시 지곡면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 전기차 배터리의 원료를 받아 완제품까지 만드는 이 공장은 3개의 건물로 구성돼 있다. 그중 배터리 셀 조립 건물의 문이 열렸다.

‘쿵쾅, 쿵쾅, 쿵쾅….’ 투명 유리벽 너머 은색 자동화 설비에서 둔탁한 기계음이 들려왔다. 배터리 원료를 혼합한 물질이 이 조립공장으로 넘어오면 코팅, 압축, 절단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완제품 직전의 부품으로 만들어진다.

모든 공정이 기계화돼 있다 보니 사람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녹색이던 검침 조명등 하나가 빨간색으로 바뀌자 드디어 사람이 나타났다. 그가 기계 작동 시설을 체크하자 조명등은 다시 녹색으로 바뀌었다. 4층짜리 조립공장에 사람은 20명도 채 되지 않았다. 모두 설비 작동 오류나 불량품을 점검하는 이들이다.

설비 시설은 꽤 빽빽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공장 관계자는 “최근 설비를 두 배로 늘렸기 때문”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판매가 늘면서 전기차 배터리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29일 현재 이 공장은 주문이 몰리면서 100% 가동률로 24시간 돌아가고 있다.

이번 생산 시설 증설은 기아자동차의 전기차 ‘쏘울 EV’와 중국 베이징자동차의 전기차 ‘EV200’, ‘ES210’에 대한 공급 물량 증가에 따른 것이다. 서산공장은 연간 전기차 1만5000대 분량(300MWh)의 배터리를 생산해 왔는데 이번 증설로 3만 대에 공급할 수 있는 수준(700MWh)이 됐다.

정철길 사장이 올해 초 SK이노베이션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하면서 첫 투자 결정을 내린 게 서산공장 설비 증설이다. 그만큼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향후 전기차 시장이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유럽, 미국 등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해 2020년 600만 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도 올해 35억8400만 달러(약 4조1570억 원)에서 2020년 21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후발 주자다. 세계 시장의 강자인 LG화학과 삼성SDI의 벽을 어떻게 넘어 사업을 키울지가 관건이다. LG화학과 삼성SDI도 지난해 각각 중국 난징(南京)과 시안(西安)에 연 10만 대(LG화학), 4만 대(삼성SDI) 규모의 공장 건설에 나섰다. 김유석 배터리 사업부장은 “SK이노베이션은 양보다 질에 승부를 걸겠다. 더 싸게, 더 빨리 더 높은 성능의 배터리를 만드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산=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자동차배터리#설비#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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