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제, 외향적이고 성실하지 않은 사람에게만 효과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0일 14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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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이후 국내 기업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성과급제는 기존 고정급 또는 월급제 보상제도를 빠르게 대체하기 시작했다. 이 제도는 노동자의 동기부여 수준을 높여 더 큰 성과를 내도록 유도한다는 가설에 바탕을 둔다. 하지만 노동자 개인의 특성이나 취향이라는 변수를 고려하면 성과에 미치는 효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미국의 럿거스대와 노스조지아대 교수로 이뤄진 연구진은 미국 남부의 한 주립대에서 경영학 전공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보상제도 가운데 성과급 제도와 고정급 제도를 비교했으며 성격의 5요인 중 외향성, 성실성, 정서적 안정성을 조절 변인으로 포함했다.

먼저 학생들에게 철자 바꾸기 과제를 주고 보상 제도를 번갈아 적용했다. 처음 두 번은 보상을 주지 않은 채 연습의 기회로 삼았고 나머지 6번의 시도 중 홀수 번째 시도에서는 고정급제로 매번 3달러의 보상을 줬다. 짝수 번째 시도에서는 성과급제를 적용해 정답을 맞히면 30%의 보상을 줬다.

실험 결과, 전체적으로는 기존 관련 연구들이 증명했던 바와 같이 성과급제에서의 성과가 고정급제에서의 성과보다 높았다. 특히 내향적인 사람에 비해 외향적인 사람들에게서 성과급제의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 또 성실성이 높은 사람들에 비해 낮은 사람들에게서 성과급제의 효과가 더 컸다. 정서적 안정성이 높은 사람들의 경우 성과급제에 대한 반응이 고정급제에 비해 더 높게 나타났다.

이 연구가 경영학 전공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됐고 국내에 보편적으로 적용된 성과급제와는 거리가 있는 만큼 국내 상황에 완벽히 적용되기는 어렵다. 하지만 성과급제 도입시 경영자들이 조직 구성원들의 성격을 고려해 적용하는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는 시사점을 준다. 즉 구성원들이 매우 외향적이고 성실성은 낮고 정서적 안정성은 높은 경우에는 성과급제가 효과적일 수 있겠지만 내향적이고 성실성이 높고 정서적 안정성은 낮은 경우에는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

송찬후 KAIST 기술경영학과 교수 chanhoo@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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