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뒷걸음’ 관광 경쟁력… 인프라 개선 급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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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한국관광공사 부사장
김영호 한국관광공사 부사장
최근 한국 외래관광 역사에서 꽤 의미 있는 순위가 발표됐다. 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외래객 수는 1420만 명으로 전 세계 20위를 기록했다. 2009년 29위, 2011년 26위, 2013년 22위에 이어 다시 두 계단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

지난해 외래관광 수입도 역대 최고였다. 181억 달러로 전 세계 18위를 기록해 2013년 21위에서 세 계단 올랐다. 2009년 29위에서 2011년 22위로 오른 데 이어 지속적인 규모 팽창이다. 한 국가의 외래관광 규모를 평가할 때 기준이 되는 관광객 수와 관광수입이 동반 성장하면서 파죽지세의 ‘쌍끌이 상승세’를 이어간 셈이다.

더 반가운 것은 상승률이다. 지난해 방한 외래객 증가율은 전년대비 16.6%로 UNWTO 평가 상위 50개국 중 다섯 번째를 기록했다. 관광수입도 전년대비 24.4%의 증가율을 보여 상승률로만 본다면 전 세계 두 번째다.

이러한 ‘성적표’를 받고서 정부와 한국관광공사, 여행업계 전반의 노력을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숙제도 분명하다. 특히 최근 들어 관광 인프라 개선은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숙박과 음식, 교통 인프라 등이 중장기적으로 ‘관광 입국’을 완성하기 위한 기본 토대다. 그런 차원에서 최근 세계경제포럼(WEF)의 ‘2015 여행·관광 경쟁력’ 보고서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은 종합경쟁력에서 2013년 조사에서 네 계단이 내려간 29위였다. 가격경쟁력 부문에서는 13계단이나 떨어진 109위에 머물렀다. 이러한 순위는 단기적인 외래관광 규모 순위에 안주하지 말고 전반적인 관광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정부와 관광공사가 관광부문 인증제도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방향을 설정했고 이것이 관광경쟁력을 높이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 한국에는 일본이라는 경쟁 상대가 있다. 일본은 외래 관광객 수에서는 한국에 뒤처지고 있지만 관광객 수와 관광수입 증가율은 각각 29.4%, 25.2%로 모두 한국을 앞지르고 있다. 일본의 ‘소비세면세점’이 주목되는 이유다. 지난달 일본 백화점업계의 외국인 면세점 판매액이 총 197억5000만 엔(약 1790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2배나 뛰어올랐다. 기본적으로 엔저에 힘입은 바 크지만 일본의 편리한 면세제도도 기여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소비세면세점은 물건을 구입할 때 이미 세금을 제한 금액으로 결제하기 때문에 편리하다. 일본의 소비세면세점 수는 1만8779개(4월1일 현재)로 1년 전보다 3배나 늘었다.

우리 외래 관광객 규모나 관광수입이 최고치인 지금부터 관광 인프라 개선에 힘써야 한다. 방한 관광의 봄날이 언제까지 이어질 리 없기 때문이다.

김영호 한국관광공사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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