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이재용, 수개월 내 삼성전자 리더 될것”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4일 1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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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이코노미스트의 이재용 부회장 보도기사 캡쳐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이재용 부회장 보도기사 캡쳐

‘순조로운 승계(soft succession).’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23일(현지시간) 이같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수개월 내로 삼성전자의 리더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부회장이 삼성생명공익재단,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에 취임하면서 아버지의 뒤를 이어 각광을 받는 길로 들어섰다”며 “그는 삼성전자 이사회 멤버는 아니지만 이미 일련의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역할을 맡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부회장의 역할과 리더십에 대해선 아버지 이건희 회장과 비교해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코노미스트는 “1987년 이병철 창업주 별세 이후 2주 만에 그룹을 승계받은 이건희 회장은 당시 그저그런 규모였던 삼성을 IBM이나 GE 같은 거인으로 키우겠다는 명확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1993년 ‘프랑크푸르트 선언’에서 강력한 충격요법을 썼다”고 설명했다. 프랑크푸르트 선언은 삼성의 혁신적인 변화와 체질 개선을 주문한 신경영 선포를 말한다.

반면 이 부회장의 역할에 대해선 “이제 삼성은 연간 3000억 달러(약 327조 원)가 넘는 매출을 올리는 세계 최대 전자 제조기업”이라며 “28년 전 이 회장의 승계 당시 보다 더 어려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고 진단했다.

또 이코노미스트는 이 부회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경쟁과 협력,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삼성의 한국적 뿌리와 글로벌한 미래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양한 배경의 인재를 삼성으로 끌어가기 위한 전략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부회장 개인에 대해선 “그를 만나보면 낮은 자세에 놀라게 되며, 열정적이고 유쾌한 면모도 발휘된다”며 “바이오 분야 신사업에 대해서는 통찰력을 엿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재계에서의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수행비서도 없이 출장길에 오르는 등 소탈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신사업을 비롯한 삼성 경영 전반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언론에 비쳤던 것과 유사한 평가를 이코노미스트에서도 내놓았다”고 말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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