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대학 안가도 성공’ 마이스터高 신화 쓰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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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나·산업부
최예나·산업부
“쓸데없이 학벌에 매달려 대졸 백수만 양산하다가는 우리나라의 미래는 없다. 기술 우대가 필요하다.”

“고졸이 잘사는 나라가 진짜 좋은 나라다.”

본보 14일자 B3면에 실린 ‘일터로 돌아오는 마이스터고 1기’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이다.

쓰기까지 약 10개월이 걸린, 기자에게 매우 의미 있는 기사라 누리꾼들의 관심이 반가웠다. 지난해 7월 산업부로 출입처를 옮기며 기자는 마이스터고 1기가 현장에서 잘 성장하는 모습을 보도하고 싶었다. 2010년 기자가 교육부에 출입하며 만났던 마이스터고 첫 입학생들에게서 우리 사회의 희망을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기업에서도 마이스터고 1기를 찾을 수 없었다. 일부 특례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군 복무 중이었다. 취업한 마이스터고 졸업생은 군 복무를 최대 4년까지 미룰 수 있지만 대부분 기업이 졸업 뒤 바로 또는 1년 내 입대를 권장하고 있었다. “교육을 해도 군대에서 다 잊어버릴 텐데 그럴 바에야 빨리 다녀오는 게 낫다”는 이유였다.

기업들은 한결같이 “마이스터고 졸업생이 뛰어나다”면서도 “군 문제로 채용 뒤 바로 활용할 수 없으니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1기들이 산업현장에 잘 복귀해야 마이스터고 제도가 잘 자리 잡을 텐데 걱정이 많이 됐다.

그러나 기우였다. 아직 모두 제대한 건 아니지만 대부분 성공적으로 현장에 복귀하고 있었다. 기업들의 반응도 좋았다. “현업에서 저마다 마이스터고 졸업생을 달라고 한다.” “나이는 어려도 기술에 대한 기초지식도 있고 열정이 뛰어나다.”

물론 밝은 면만 있는 건 아니었다. 일부 소규모 기업에서는 제대 뒤 재채용을 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마이스터고 졸업생을 값싼 노동력으로 인식해 처우를 제대로 해주지 않으니 제대 뒤 졸업생 스스로 안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언젠가 해외 교육 전문가가 기자에게 한 말은 늘 가슴에 남아 있다. “공부는 학생의 수많은 재능 중 하나일 뿐인데 한국에서는 그 외에는 안 쳐주는 것 같아요.”

마이스터고 졸업생을 응원한다. 기술명장이 돼서 우리 사회에 ‘대학을 안 가도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길 바란다. 기업도 졸업생들의 군복무 기간을 손실이라 여기지 말고 아낌없이 지원해 주면 좋겠다.

최예나·산업부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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