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대출 열풍 속에 소외된 사람들…‘리파이낸싱’에 안간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31일 16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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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유모 씨(39)는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안심전환대출로 전환하고 싶었지만 신청자격이 안 됐다. 변동금리 등 다른 조건은 모두 맞았지만 대출을 받은 지 1년이 안됐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유 씨는 포기하지 않고 저금리로 대출을 바꿀 다른 방도를 찾고 있다. 연 3.5% 정도의 이자를 내고 있는 유 씨는 지인들로부터 안심전환대출 만큼의 저금리는 아니어도 이자부담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대출상품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유 씨는 “직장 동료와 지인들이 저마다 2%대 대출로 갈아탔다고 자랑하는 걸 들으니 ‘대출 재테크’를 위해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안심전환대출 열풍 속에서 대상이 안돼 소외된 사람들이 다른 저금리 대출로 갈아타는 ‘리파이낸싱(refinancing)’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리파이낸싱이란 대출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출규모와 금리, 상환기간 등 채무를 재조정하는 것. 안심전환대출 역시 변동금리를 더 낮은 고정금리로 바꾸고, 상환방식도 만기에 원금을 모두 갚는 일시상환에서 원금과 이자를 나눠갚는 분할상환으로 바꾸는 리파이낸싱이다.

외환은행 영업부 한 직원은 “안심전환대출이 아니더라도 더 싼 금리의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문의해 오는 고객이 많아졌다”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저금리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지금이야말로 리파이낸싱을 할 적기라고 조언한다. 우선 기존에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내고 있을 가능성이 큰 만큼 낮은 금리의 대출로 ‘환승’하는 게 유리하다. 2~3년 전에 비해 대출 금리를 연 1%포인트 정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중도상환수수료를 내도 유리하다.

이희수 우리은행 PB는 “올해 하반기까지는 금리가 계속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한두 달 정도 추이를 지켜보다가 금리가 더 낮아지면 낮은 금리 대출로 갈아타는 게 좋다”라고 말했다. 2011년부터 대출을 새로 설정하거나 전환할 때 드는 근저당권 설정비용이 은행 부담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차환대출로 인한 비용 부담도 줄었다.

변동금리 대출자는 좀 더 인내심을 갖고 금리 추이를 지켜보는 것도 방법이다. 금리 추이를 지켜보다가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되는 만 3년 뒤에 고정금리로 갈아탈지 결정하면 된다. 물론 금리가 갑자기 오를 수 있다는 위험은 감안해야 한다.

대출상품에 연동되는 금리 기준도 따져봐야 한다. 김지영 신한 PWM강남센터 PB팀장은 “지금과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는 시장금리를 더 잘 반영하는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연동 대출상품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대출금리의 기준은 CD 외에도 금융채, 코픽스(COFIX·은행자금조달비용지수) 등이 있다. 이중 시장금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CD금리다. 저금리에는 CD금리가, 고금리에는 코픽스가 유리한 이유다. 30일 CD금리는 1.85%, 잔액기준 코픽스 금리는 2.42%다.

새로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은 다른 정책성 금융상품도 눈여겨 봐야한다. 디딤돌대출은 부부합산 연소득이 6000만 원 이하인 경우, 주택담보액의 70%(2억 원 한도)까지 연2.6~3.4% 금리로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다자녀 가구나 청약저축 장기가입자 등에게는 추가로 우대금리를 적용해 준다. 무주택자를 위한 저금리 대출상품인 보금자리론은 5억 원까지 연 2.85~3.10% 금리를 적용하며 제2금융권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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