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1만5600개 유통망 타고… 부산 혁신상품 ‘활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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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

롯데그룹의 저력인 ‘유통’과 부산지역의 ‘창의력’이 만났다. 롯데와 부산시는 부산을 유통, 영화, 사물인터넷(IoT)의 허브로 만들어 부산을 통하면 세계로 향하는 ‘실크로드’를 개척할 계획이다. 전국에서 7번째로 들어서는 부산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부산의 창의력을 국내외 1만5600여 개 점포를 거느린 롯데의 유통망을 통해 세계로 퍼뜨리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와 부산시는 16일 열린 부산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서 △혁신상품 및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900억 원 △부산지역 영화·영상산업 발전을 위해 400억 원 △IoT 등 전반적인 기술지원을 위해 1000억 원 등 향후 5년간 총 23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이 중 롯데는 650억 원을 부담하게 된다. 롯데 관계자는 “펀드 650억 원과 창조경제혁신센터 운영 및 유통지원 투자 350억 원 등 총 1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개소식에 참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부산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문을 연 만큼 지역경제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롯데는 무엇보다 부산지역 상품의 판로를 확대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실제로 이날 부산지역의 명란젓 ‘명인’으로 통하는 ‘덕화푸드’ 장석준 사장(60)은 부산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중소기업의 판로 지원이 절실함을 호소했다. 덕화푸드는 롯데가 창조경제혁신센터에 마련한 홈쇼핑 스튜디오인 ‘스마트 스튜디오’ 설치를 위해 부산지역 중소상공인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인연을 맺은 지역기업이다. 올해 1월 롯데홈쇼핑에서 첫 방송을 한 날에만 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장 사장은 “명란젓 판로를 어떻게 개척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홈쇼핑에 한 번 나가 보니 유통의 힘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롯데는 향후 부산의 스마트 스튜디오를 서울 롯데홈쇼핑 스튜디오와 연계해 부산 상품 판매 방송을 전국 생방송으로 내보낼 계획이다. 또 올해 6월부터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만든 상품 중 품질과 기능이 검증된 상품을 ‘혁신상품’으로 인증한 뒤 롯데백화점 3곳, 롯데마트 1곳에 설치하는 전용 매장에서 판매한다. 중소기업청이 올해 7월에 문을 열 공영홈쇼핑도 혁신상품의 주요 판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지역의 전통 제조업 및 수산업이 브랜드를 달고 세계로 나갈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된다. 부산은 특히 전통적인 신발, 의류 제조의 생산지로 꼽힌다. 국내 신발 기업의 45%가 부산에 있을 정도다. 하지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이라서 부가가치가 낮았다. 롯데는 이런 기업들과 손잡고 자체 브랜드 개발, 디자인 및 기능 개선, 판로 개척을 지원할 계획이다.

예비 영화인들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왼쪽에서 두 번째)이 16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중앙로 부산 
창조경제혁신센터의 ‘필름라운지’에서 경성대에 재학 중인 예비 영화인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곳에는 CJ가 후원한 서울 마포구 
상암산로 문화창조융합센터의 전문가들이 화상을 통해 젊은 부산 영화인들의 ‘멘토’가 되어줄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 
부산=청와대사진기자단
예비 영화인들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왼쪽에서 두 번째)이 16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중앙로 부산 창조경제혁신센터의 ‘필름라운지’에서 경성대에 재학 중인 예비 영화인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곳에는 CJ가 후원한 서울 마포구 상암산로 문화창조융합센터의 전문가들이 화상을 통해 젊은 부산 영화인들의 ‘멘토’가 되어줄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 부산=청와대사진기자단
또 부산국제영화제 개최 등 영화의 도시로 이름난 부산은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창의적인 영화 생태계의 허브로 거듭난다. ‘기획→개발→제작→상영’에 이르는 영화의 전 과정을 수도권에 조성된 ‘문화창조융합벨트’와 연계해 창작 생태계를 키우겠다는 포석이다. 특히 영상·영화 프로젝트 지원펀드(400억 원)를 마련하고, 창작자를 제작자와 투자자에게 연결해주는 온·오프라인 교류 기회를 확대할 예정이다. 부산지역에 하나밖에 없는 롯데예술영화전용관도 3개로 확대한다. 예술영화와 저예산 영화의 상영 기회를 늘리기 위해서다.

IoT 기술 개발도 가속화한다. 부산시는 2019년까지 글로벌 IoT 허브 구축을 목표로 관광 안전 에너지 서민생활 등 4대 분야의 20여 개 신규 시범 서비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롯데가 뒷받침하겠다는 것.

이석준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은 “부산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부산이 혁신상품의 유통 허브, 영상·영화의 창작허브, 스마트시티 관련 IoT 등 관련 스타트업과 벤처의 허브가 될 것”이라며 “특히 IoT 산업은 유통, 영화 등 다른 산업의 가치 창출에도 기여해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롯데#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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