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늘어 일요일도 바쁘다” 주택 매매 활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8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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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아현뉴타운의 3885채 규모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아파트의 상가에 있는 중개업소들은 일요일인데도 대부분 문을 열고 있었다.

래미안탑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해 9월 입주가 시작된 이후 거래가 줄어 일요일에는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집을 보겠다는 사람이 늘면서 휴일인데도 출근했다”며 “입주 초기에 4억8000만~5억5000만 원대가 주류였던 전용면적 59㎡의 호가가 요즘은 6억~6억5000만 원까지 나온다”라고 말했다. 인근 한우리부동산 관계자도 “거래가 늘다보니 일요일에도 바쁘다”고 했다.

본격적인 봄 이사철에 접어들면서 주택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새 아파트 청약열기만 뜨거웠지만 최근에는 기존 주택 거래시장까지 가열되면서 부동산시장에 ‘쌍끌이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천정모르고 뛰는 전세금에 지친 세입자들이 기존 아파트로 눈을 돌리며 주택시장의 양대 축이 모두 살아나는 분위기다.

올 들어 주택 매매 거래량은 폭발적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월 주택 매매 거래량은 7만9320건으로, 실거래가와 거래량을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1월 거래량 중 가장 많았다. 주택 경기가 호황기였던 2007년 1월(7만8798건)을 뛰어넘었다. 2월에는 매매가 더 활발해졌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8605건으로 2006년 집계 이래 2월 최고치였다.

본격적인 이사철을 맞은 이달 들어 거래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8일까지 서울 아파트 하루 평균 거래량(348.4건)은 지난해 3월(305.7건)보다 많다. 전세 매물이 급감하고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이 90%를 넘는 아파트가 속출하면서 세입자들이 내 집 마련에 앞 다퉈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무원인 나모 씨(35·여)는 “신혼집으로 살던 전셋집의 계약 만료를 앞두고 집주인이 보증금을 7000만 원 올려달라고 요구했다”며 “앞으로도 2년 마다 시달릴 생각을 하니 어차피 대출을 받을 거라면 아예 집을 사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청약시장의 열기도 한층 뜨거워졌다. 수도권의 청약 1순위 자격이 완화된 데다 민간택지에서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앞두고 있어 본보기집에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에 마련된 ‘영통로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본보기집에는 6일 개관 이후 3일 동안 1만8000여 명이 찾았다. 김종현 분양부소장은 “영통 지역은 전세가율이 높고 노후 아파트가 많아서 중소형 새 아파트를 찾는 신혼부부와 50, 60대가 많이 왔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수원시 영통동 ‘벽적골 롯데캐슬’ 전용 59㎡는 전세금과 매매가격(2억1000만 원)의 차이가 약 1500만 원에 불과하다.

거래가 살아나며 아파트 값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주 서울 지역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15% 올랐다. 전주 대비 상승폭이 0.08%포인트 커진 것으로, 올 들어 상승폭은 매주 가팔라지고 있다. 전세 수요가 많은 마포구의 경우 한 주 동안 0.32% 급등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거래량 증가는 매매시장에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부동산시장 활성화에 대한 정부의 정책 기조가 계속되고 경제상황이 뒷받침된다면 부동산시장에 본격적으로 봄이 올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홍수영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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