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감정변화 심한 사람이 오히려 협상집중도가 높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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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성향이 협상에 미치는 영향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성향의 차이는 협상의 결과나 그에 대한 만족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만약 협상 당사자 간 차이를 줄이는 일이 가능하다면 그렇게 하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노력해야 하는 걸까.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의 협상 프로그램 연구소가 발간하는 뉴스레터 ‘네고시에이션 레터’에서 최근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글을 실었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70호에 실린 내용을 요약했다.

○ 출렁이는 감정 변화, 해로운 것만은 아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의 힐러리 앵거 엘펜베인 교수는 동료들과 함께 다양한 실험을 통해 개인적 성향 차이가 협상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엘펜베인 교수는 개인적 차이를 몇 가지 기준으로 나눴는데 그중 하나는 성격 차이다.

외향성이나 사회성의 정도는 협상 내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그 영향은 일반인의 예상과 달리 부정적인 경우가 많다. 외향적 성격의 협상가가 실수로 양보 가능한 최대 가격을 말해버린다든지 간단히 설명해야 할 내용에 대해 지나치게 열변을 토하는 등의 상황을 상상해보면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기분이 좋은 상태에 있는 협상가는 다른 사람에게 협조적이고 서로 정보를 많이 공유하려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우수한 성과를 이끌어낸다. 반면 협상가의 기분이 별로 좋지 않으면 상대의 감정을 잘 읽어내지 못하고 자신에게 이익이 될 수도 있는 제안을 거절하기 쉽다. 또 감정 변화가 심한 사람들은 협상에 대한 집중도가 높고 잠시도 방심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부정적인 성향의 긍정적인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 문화지능 높으면 우수한 성과 가능성

사람들 간의 지능 차는 협상의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일반적인 지적 능력이 협상 결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분명히 밝혀진 바가 없다. 그보다는 감성 지능이나 문화 지능 쪽에 대한 연구가 많다.

감정을 표현하고 조절하며 이용하는 능력을 의미하는 감성 지능이 높은 협상가는 상대방의 감정을 읽고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며 협상 테이블에서의 긴장을 완화하는 데 능숙하다. 또 문화 지능이 높은 협상가는 협상 상대방과 정보가 원활하게 공유될 수 있도록 나서기 때문에 더 우수한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

창의성의 경우 협상 결과와 분명한 관련성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상대방과 함께 윈윈(win-win)하는 해결책을 잘 찾아내는 능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개인적 성향이 협상을 방해 않는지 살펴야

나와 상대방을 염려하는 정도의 차이도 협상에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양측 이익을 모두 고려하는 친사회적 성향의 협상가들은 상대방과 자신 모두에게 더 나은 성과를 이끌어 낼 때가 많다. 하지만 이들이 야심 차게 목표를 세웠을 때만 이런 긍정적인 결과를 낳게 된다. 공동체적 성향이 지나치게 강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너무 많이 배려하거나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해서 상대방을 불편하게 만드는 요구를 하기 어려워한다.

엘펜베인 교수는 협상을 잘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개인적 성향이 어떻게 발휘되는지, 그것이 협상을 방해하지는 않는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최한나 기자 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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