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기획]배당주펀드 “나도 있소”… 7조원 투자 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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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확대 정책에 60개 상장사 2067억원 풀기로

주가연계증권(ELS) 외의 다른 중위험 중수익 금융상품들도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고배당 종목에 주로 투자하는 배당주펀드, 공모주를 우선 배정받는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가 대표적인 상품이다.

배당주는 원래 연초에 인기가 높아진다. 12월 결산법인들의 주주총회가 3월부터 시작되는 만큼 기업들이 배당 규모를 확정 발표하는 연말, 연초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이다. 최근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이 줄줄이 올해 배당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배당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3, 4월 사이 현금배당을 하겠다고 지난해 12월 공시한 상장사는 총 60개사로 배당총액은 2067억1000만 원이었다. 2013년 12월에 현금배당을 확정해 공시한 회사는 15개사로 배당총액이 242억5000만 원에 불과했다. 1년 새 배당 기업 수는 300%, 배당금은 752% 증가한 것이다. 정부가 배당 확대 유도정책을 내놓은 데다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이 적극적으로 배당을 늘려달라고 요구하면서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응답하는 모양새다. 배당주가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자 배당주펀드로 뭉칫돈이 몰렸다. 개인투자자들은 배당을 많이 하면서도 주가도 오르는 종목을 가려내기 쉽지 않기 때문에 유망 고배당주를 선별해 담은 배당주펀드가 인기몰이를 한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배당주펀드 설정액은 28일 기준 6조7973억 원으로 1년 새 137.36% 늘었다. ‘신영밸류고배당’은 지난해에만 1조6000억 원이 넘는 투자금이 몰려 설정액 3조 원이 넘는 공룡 펀드가 됐다. 배당주펀드 중 지난해 가장 좋은 성과를 낸 ‘한국밸류10년투자배당증권투자신탁(주식)종류A’의 연간 수익률은 23.76%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배당성장 상장지수펀드(ETF)’도 눈길을 끈다. 미래에셋자산운용(TIGER), 삼성자산운용(KODEX), 한국투자신탁운용(KINDEX) 배당성장 ETF의 28일 기준 누적 수익률은 각각 6.14%, 6.10%, 5.40%다. 코스피 배당성장지수에 편입된 종목들의 성과를 따라가는 이 ETF들은 다른 배당 관련 ETF들과 달리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형주를 담고 있다.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에도 배당주펀드에 버금가는 자금이 몰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 4월 선보인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말 기준 3조1945억 원이었다. 이 상품은 총 자산의 60% 이상을 채권에 투자하면서 그중 절반 이상을 신용등급 BBB+ 이하 채권(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한다. 총자산의 60% 이상은 채권, 30% 이상은 코넥스 상장 주식에 투자하도록 설계된 상품도 있다.

이 상품에 투자하면 이자·배당소득에 대해 1인당 연간 5000만 원까지 종합소득세 대신 15.4%의 단일 세율이 적용된다. 자산가들에게 인기가 높은 이유다. 분리과세 혜택은 지난해 가입자들에 한해 적용됐지만 지난해 말 법 개정을 통해 올해 가입자들에게도 혜택을 제공하도록 바뀌었다. 공모주 10%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장영준 대신증권 압구정지점 부지점장은 “세제 혜택에다 지난해 삼성SDS 제일모직 등 대형 기업공개(IPO)가 많아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며 “올해는 그 정도의 ‘대어급’은 없지만 IPO 전체 규모가 늘어나 투자자들이 여전히 매력적으로 느낄 것 같다”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배당주펀드#금융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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