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동차 역사를 품은 차고 ‘크라이슬러 박물관’을 가다

  • 동아경제
  • 입력 2015년 1월 26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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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대 만들어진 희귀 차량부터 미국 문화를 상징하는 머슬카는 물론 각종 모터쇼를 통해 선보인 콘셉트카까지 모두 당장이라도 움직일 듯 완벽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한때 세계 최대 자동차 왕국을 자랑하던 미국의 자동차 역사를 알아보기 위해 이와 함께한 크라이슬러 박물관을 찾았다.

1999년 10월 처음으로 문을 연 이후 최근까지 방문객을 맞이했던 ‘월터 P. 크라이슬러 박물관(Walter P. Chrysler Museum)’을 지난 디트로이트 모터쇼 기간 방문해 볼 기회가 주어졌다.

디트로이트 모터쇼가 펼쳐졌던 코보센터(COBO Center)에서 승용차로 약 1시간 반 거리에 위치한 월터 P. 크라이슬러 박물관은 미시간주 오번 힐스 크라이슬러 그룹 본사 컴플렉스 남동쪽에 위치한다.
1996년 11월 건축이 시작된 박물관 건물은 미시간주 사우스필드(Southfield)의 건축 및 엔지니어링 회사, 지펠스 어소시에이트(Giffels Associates, Inc.)에서 설계를 맡았다.

박물관 정면에는 Motus Historia(History in Motion의 라틴어)라는 작품명을 가진 원형의 대형 조형물이 방문객을 처음으로 반긴다. 거대한 원을 겹쳐 바퀴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의 외부 원은 교통, 디자인, 기술을 상징한다. 내부의 원은 이동, 진보, 시간, 역사를 상징하고 계단 형태의 아래 부분은 성장, 발전, 시간을 통해 습득된 지식을 상징한다.

클래식카, 주문제작 차량, 콘셉트카 등 65대가 넘는 자동차가 전시되어 있는 박물관 내부는 자동차가 미국 문화에 미친 영향을 비롯해 크라이슬러가 자동차 디자인, 기술, 혁신 등에 기여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30분에 1바퀴를 회전하는 타워가 크라이슬러의 상징적인 콘셉트카들을 보여주고 있는 1층과 2층의 아트리움은 독특한 전시 갤러리를 보는 듯하다. 지하층은 차고 분위기로 각종 머슬카를 전시하고 있다.
아트리움의 1층은 1900년대까지 거슬러가는 희귀 차량과 크라이슬러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 주요 임원과 전임자들에 대한 설명을 찾아 볼 수 있었다. 빈티지 컬렉션에는 데소토(DeSoto), 허드슨(Hudson), 내쉬(Nash), 플리머스(Plymouth), 램블러(Rambler), 윌리스-오버랜드(Willys-Overland) 등 역사적인 브랜드들이 포함됐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그대로 옮긴 듯 현장감 있는 분위기는 굳이 이해안가는 영어를 해석하지 않아도 쉽게 이해가 될 수 있었다.

아트리움의 2층은 1951년 처음 헤미(HEMI®) 엔진을 도입한 이야기로 시작해 크라이슬러의 디자인, 엔지니어링, 마케팅 등에서의 성공 스토리를 전달했다. 전시는 자동차 스타일링, 트랜지스터 등장에 의한 전자의 시대, 모파 머슬(Mopar® Muscle), 터빈 기술, 안전 및 연료 효율 분야에서의 리더십, 가족 단위의 교통 혁명 등 수십 년의 시간을 보여준다.

그리고 박물관의 가장 이색적인 부분이던 ‘크라이슬러 보스의 차고’라고 불리는 지하 아트리움은 60-70년대 클래식카와 머슬카부터 기록적인 경주 차량까지 꿈의 자동차들이 차고를 연상시키는 형태로 전시됐다. 지프 차량과 트럭 시리즈 등 다양한 종류의 차량이 출시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박물관 관람은 약 1시간 반 남짓이면 모두 돌아볼 수 있는 규모다. 메르세데스벤츠, 폴크스바겐 등 유럽 브랜드와 비교해 규모에서는 작지만 전체적으로 브랜드의 탄생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역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된 부분은 관람객들의 이해를 쉽도록 도와준다.

박물관을 모두 돌아본 후 세계 5위 자동차 브랜드를 보유했지만 변변한 자동차 박물관 하나 찾아 볼 수 없는 국내 실정을 돌이켜 보게 된다. 되돌아 볼 역사가 없는 브랜드가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지 그리고 비록 역사는 짧지만 이를 잘 지켜가고 있는 미국 자동차 문화를 되짚어 볼 수 있었다.

디트로이트=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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