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보닛·트렁크·볼트·도색상태… ‘사고의 흔적’이라도 확인하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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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자가 중고차 시장에서 옥석 가려내는 방법

《 ‘레몬 마켓.’

중고차 시장을 빗대 부르는 대표적인 표현이다. 시고 맛없는 과일인 레몬만 잔뜩 있는 시장이라는 뜻으로 상품의 품질을 구매자가 알 수 없어 불량품만 나돌게 된다는 말이다.중고차 시장에 대해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신차보다 훨씬 싼 가격에 좋은 성능의 차를 소유할 수 있는 기회를 단지 ‘사기 당할까 봐’ ‘덤터기 씌울까 봐’ 포기하는 것도 조금은 아쉽다. 해결책은 역시 정직하고 믿을 만한 매매상을 확보하는 것. 하지만 그래도 찜찜하다면 최소한의 상식만 알아도 사고 난 차를 어느 정도는 가려낼 수 있다. 그 방법을 현대글로비스 시화경매장 최영민 성능점검팀장의 도움으로 알아봤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등록 서류와 총 운행 거리 등 객관적인 자료. ‘5년 10만 km’로 요약되는 수리보증기간이 지나지 않은 차라면 계속 보증을 받을 수 있어 좋다. 또 부품 수리 명세 등을 기록한 차계부가 있는 차라면 더 신뢰할 수 있다. 거꾸로 말하면, 차계부를 기록해 놓으면 나중에 차를 팔 때 더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은 이미 차 가격에 반영된 내용이다. 서류와 눈으로 볼 수 없는 내용 중에서 일반인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사려는 차가 혹시 큰 사고가 났던 차가 아닐까’ 하는 부분이다.

확실한 체크는 전문가가 돼야 할 수 있겠지만, 최소한 ‘눈뜬 장님’이 되지 않을 수는 있다. 그러기 위해 확인할 포인트는 보닛·트렁크 문과 차체 연결부의 볼트, 차 문의 ‘실링’과 ‘웨더스트립’ 내부, 범퍼 등 부위의 도색, 엔진오일 게이지 등이다.

먼저 보닛·트렁크 문과 차체의 연결 부위를 보자. 만약 사고가 나서 찌그러진 이 부분을 교체하려면 볼트를 풀어야 하는데, 출고될 때 볼트가 워낙 꽉 조여 있고 도색도 돼 있어 이걸 풀었다면 흔적이 남게 된다. 도색이 벗겨진 상처가 났거나 찌그러지진 않았는지 살펴보자.

다음은 차 문의 ‘실링’. 혹시 국산 신차를 가지고 있다면 차 문이 닫힐 때 차체와 닫는 부분을 잘 살펴보자. 손톱으로 꾹 눌러야 자국이 남을 정도로 실리콘 재질의 약간 딱딱한 부분이 있는데, 바로 ‘실링’이다. 수입차 중에는 없는 차종도 있지만 국산차에는 모두 있다. 만약 사고가 나서 문을 교체했다면 이 실링이 없는데, 만약 인위적으로 다시 실링을 하면 훨씬 물렁물렁한 느낌이 든다.

이제는 좀 더 안을 들여다 보자. 차 문을 닫았을 때 비와 물, 먼지 등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차문과 차체 사이에 대어 놓은 고무재질의 기다란 부품이 있을 것이다. 바로 ‘웨더스트립’인데, 조금만 힘을 주면 쉽게 뺄 수 있다. 이때 가려져 있던 철판 부분에 옴폭한 홈이 일정하게 나 있다면 원래대로다. 하지만 만약 이 부분에 홈이 없고 매끈하다면 그 부분을 교체했을 가능성이 크다.

도색 상태도 잘 보면 도움이 된다. 교체부품은 보통 흰색이나 검은색 등 한 가지 색으로 나오기 때문에 다른 색의 차에 쓰려면 다시 색을 칠해야 한다. 하지만 이럴 경우 비스듬히 보면 다른 부분과 색이 다르거나 색감이 거칠고 물방울 무늬가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부품을 교체한 것이다.

이왕 살펴본 김에 엔진오일 게이지와 트렁크 바닥 안쪽도 살펴보자. 엔진오일 관리가 잘 안된 차라면 열 때문에 엔진오일 게이지에 찌꺼기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또 트렁크 바닥에 기본 공구가 잘 갖춰져 있는지도 참고해야 할 사항이다.

시흥=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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