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해외공장 늘리는동안 日업체들은 엔低에 자국 유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일 03시 00분


코멘트

닛산-스바루, 일본공장 생산 확대
현대차, 광주공장 증설요구에 난색… “글로벌 추세따라 해외생산 불가피”

현대·기아자동차가 해외 생산비중을 급격히 늘리는 가운데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자국 내 생산물량을 늘리고 있어 대비가 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카를로스 곤 닛산 회장은 최근 연간 80만∼90만 대 수준인 일본 내 생산물량을 향후 1, 2년 안에 100만 대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까지 닛산의 일본 내 생산은 80만6000여 대 수준이었다. 하지만 최근 북미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로그의 공급물량이 달리자 기존 생산거점인 일본 규슈 공장에서 연간 10만 대 정도를 추가로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도요타가 자국 내 고용 유지 등을 위해 일본 내 생산량을 유지해왔던 데 비해 닛산은 80%가량을 해외에서 생산하는 등 철저히 이익에 따라 움직여 왔다. 스바루 역시 신형 ⅩⅤ 크로스트렉의 생산을 미국 라파예트 공장으로 이전하려던 계획을 철회하고 기존의 일본 군마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일본 업체들의 이런 움직임은 2018년까지 아베 신조 총리의 집권이 연장되면서 현재의 엔저 정책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2월 30일 연산 30만 대 규모의 중국 4, 5호 공장 두 곳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해외 생산물량 확대에 적극 나서는 중이다. 기아차 역시 중국 둥펑위에다기아 3공장의 생산 규모를 확대하고 멕시코에도 연산 30만 대 규모의 공장을 2016년 완공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의 해외생산 비중은 현재 51%이지만 2018년 중국 공장이 준공되면 60%에 달해 도요타와 비슷해진다.

대기업의 해외 진출로 국내 제조업이 공동화되고 양질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부정적인 기류 속에서도 현대·기아차는 해외생산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일본 기업과 일부 미국 자동차업체들이 자국으로 유턴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요가 있는 곳에서 생산한다’는 것이 글로벌 업계의 주된 흐름이라는 것이다.

최근 광주시가 ‘자동차 생산 100만 대 도시’를 내걸고 기아차의 공장 신설을 요구하는 것도 현대차그룹으로서는 난감하다. 기아차는 광주공장의 생산능력을 연산 50만 대에서 62만 대로 늘리면서 자국 산업 보호와 일자리를 위해 노력했지만 추가적인 확대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친환경차 등 첨단 기술력이 필요한 부분과 품질 유지를 위해서도 일정 수준의 증설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도요타는 2010년 대규모 리콜 사태를 겪으면서 해외 공장 근로자의 조립 숙련도가 떨어져 품질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현대#기아#해외 생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