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역동보다는 안정성으로… 유럽 이어 대한민국 SUV 왕좌를 꿈꾼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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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드라이브 / 닛산 ‘캐시카이’ 기자 3인의 솔직한 시승기]

닛산의 첫 번째 디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인 ‘캐시카이(Qashqai)’. 2007년 첫 출시돼 전세계에서 200만 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링 모델로 한국에서는 11일 출시됐다.
닛산의 첫 번째 디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인 ‘캐시카이(Qashqai)’. 2007년 첫 출시돼 전세계에서 200만 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링 모델로 한국에서는 11일 출시됐다.
“이게 그 ‘캐시카이’구나!”

동아일보의 자동차 담당기자 3명(정세진 강유현 김성규)은 14일 캐시카이와 마주했다. 출시되기 전부터 워낙 유명한 차라 기대가 컸다. 닛산의 첫 디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로, 전 세계 누적 판매 200만 대를 기록한 데다 올해 상반기 유럽에서는 SUV 판매량 1위를 기록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대체 그 인기 비결이 뭘까. 11일 국내에 출시된 이 차에 대해 궁금증이 커지는 건 당연했다.

동아미디어센터 앞에서 이 차를 처음 마주한 기자들의 첫 느낌은 ‘아담하다’는 것이었다. 처음 본 겉모습에서 ‘강렬한 무엇’은 딱히 느껴지지 않았다. 궁금증을 계속 유지한 채, 시승은 시작됐다.

도심형 SUV다운 안정적 주행성능

김성규(이하 ‘김’)=파노라마 선루프가 달려 있네요. 뒷좌석까지 외부 시야가 탁 트여서 시원시원해 보이네요. 앞좌석에서 보기엔 전방 시야도 잘 확보되는 것 같고요.

정세진(이하 ‘정’)=시각적으로는 그런데, 뒷자리는 넓은 느낌이 별로 없어요. 준중형 차종이다 보니 어쩌면 당연하겠지만.

강유현(이하 ‘강’)=앞 유리와 맞닿는 부분의 A필러(차량의 차체와 지붕을 연결하는 기둥)가 보통 차들보다는 사선으로 완만하게 떨어지네요.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이렇게 만들어진 것 같은데 시야를 방해하지는 않아요.

정=근데 선루프는 안 열리는 건가요? 조금이라도 열려서 바람만 들어오게 하면 훨씬 좋았을 텐데, 조금 아쉽네.

이날의 드라이브 코스는 광화문에서 인천 차이나타운를 거쳐 광명을 지나 돌아오는 코스. 아침에 출발하다 보니 도로가 많이 막히는 편이었다.

강=저속으로 운전해 보니 운전대가 무척 가벼워요. 급하게 틀어서 차를 피해봤는데 반응이 즉각 전해지네요. 가속페달도 가볍고요. 여자인 제가 한손으로 운전하기에도 전혀 무리가 없어요. 사이드 미러는 약간 두툼한 느낌이에요. 위아래가 넓어서 멀리서 오는 차들도 잘 보이는 건 편한데 양 옆으로는 짧네요. 바로 옆이 아닌 차로에서 오는 차들에 대한 시야는 좀 좁은 듯해요.

캐시카이의 내부 모습.
캐시카이의 내부 모습.
정=인테리어가 그다지 고급스러운 느낌은 없는 거 같아요. 그냥 무난하다고 할까.

막히는 구간이 어느 정도 끝나고 조금 속도를 낼 수 있는 구간에 접어들었다.

김=디젤치고는 조용하네요. 보통 저속 구간에서 시끄럽기 마련인데 상당히 승차감이 좋네요. 하지만 고속으로 달릴 때 바람 소리가 좀 크게 들리는 느낌은 있어요.

강=가속할 때 역동적이거나 즉각적으로 반응한다는 느낌은 덜한 편이에요. 가속페달을 밟으면 엔진 소리가 나면서 RPM(분당회전수)이 먼저 올라가고 속력은 그 이후에 높아지는 느낌이랄까요. 3000RPM에 가까워지면 그때부터 속도가 붙는 느낌이에요. 역동적인 주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쉬울 테지만, 안정적인 주행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장점일 수도 있겠네요. 아무래도 도심형 SUV라 그런가 봐요.

정=혹시 토크 때문은 아닐까요.

김=(검색해본 후) 1750RPM일 때 최대토크 32.6kg·m이 나온다고 돼 있네요. 토크는 좋은 편인데, 설정이 그렇게 돼 있는 것 같아요.

무난한 디자인 호불호 갈려

오전에 잠시 들른 인천 차이나타운. 관광객들이 여기저기서 돌아다니고 있었지만 딱히 캐시카이에 주목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국내에 출시된 지 사흘밖에 안 된 보기 힘든 외제 차였는데도 말이다.

김=새로 나온 수입차라면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맛(?)도 있어야 하는데, 전혀 그런 건 없네요.

정=디자인이 튀지 않아서 원래 있었던 차인 듯한 느낌을 줘서 그럴 거예요. 차체의 라인은 기아자동차 스포티지R와 상당히 비슷해 보이죠.

강=저는 오히려 디자인이 무난해서 좋아요. 닛산 주크는 마치 로봇 같은 실험적인 느낌이었는데 한국 정서에는 좀 맞지 않는 느낌이었어요. 이건 주크보다는 절제했는데 스포티지보다는 화려한 느낌이어서 저는 만족해요.

김=개취(개인의 취향)는 역시 다 제각각이군요.(웃음)

점심은 통돼지두루치기로 유명한 돼지집(경기 광명시 소하동)에서 먹기로 했다. 점심시간이 살짝 지난 시간에 갔지만 번호표를 받아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짭짤한 김치찌개에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고 나서 다시 서울 시내로 차를 달렸다.

정=에코 모드일 때랑 일반 모드일 때랑 차이가 뚜렷한 것 같아요. 일반 모드일 때는 주행성능이 훨씬 좋아지는 걸 느낄 수 있어요.

강=시속 100km 정도로 정속 주행을 했을 때 굉장히 안정적인 느낌을 받았어요. 진동과 소음이 느껴지는 것도 없었고요. 시속 50, 60km 정도로 급커브를 돌 때는 몸이 조금 쏠리는 느낌은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안정적이에요.

김=시속 100km 정도일 때 2000RPM, 120km 정도일 때는 2500RPM을 살짝 밑도네요. 1.6L 디젤 엔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행 성능은 괜찮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무래도 이보다는 더 역동적인 차를 좋아하지 않을까 싶네요.

정=유럽에서의 인기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역시 연비(연료소비효율) 때문인가.

김=막히는 구간과 빠르게 달릴 수 있는 구간의 차이가 크지만 잘 나올 때는 L당 13.5km까지도 나오네요. 공인 연비도 L당 15.3km고요. 뛰어난 연비와 친환경적인 콘셉트가 유럽에서의 가장 큰 인기 비결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다양한 편의 기능… 가격경쟁력은 아쉬워

김=그래도 일본차 특유의 친절한 편의 기능은 좋네요. 어라운드뷰 카메라도 주차할 때 편하고, 차로 이탈 방지 경고음에 사각지역 감지 기능도 있고요.

강=앞 차와의 안전거리 경고음 기능도 있는데 다른 차들보다 훨씬 앞서서 경보가 울리네요. 아무래도 더 안전해 보여요.

정=근데 경보가 너무 자주 또 많이 울리니까 오히려 더 불안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차 가격이 3050만∼3790만 원이면 비슷한 급의 국산차와 비교할 때 1000만 원 정도 더 비싼 편인데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지켜봐야겠어요.

정리=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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