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고 까다로운 장어 양식… 사물인터넷이 구세주로 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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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고창에 ‘스마트 양식장’…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생산 관리

8월 29일 SK텔레콤의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 양식장 관리 시스템’이 구축된 전북 고창군의 한 장어 양식장에서 어민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수조 내 환경 데이터를 확인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8월 29일 SK텔레콤의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 양식장 관리 시스템’이 구축된 전북 고창군의 한 장어 양식장에서 어민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수조 내 환경 데이터를 확인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민물장어는 양식이 매우 까다로운 어종이다. 환경 변화에 매우 민감해 집단 폐사하는 경우가 많은 탓이다. 우선 장어의 빠른 성장을 위해선 수온을 25∼31도로 유지해야 한다. 적정한 용존산소량(DO) 및 수소이온농도지수(pH) 관리도 필수적이다. 보통 지름 6m, 높이 1m 안팎의 수조에 치어는 5만 마리, 성어는 1만∼2만 마리를 한꺼번에 키우기 때문에 남은 먹이와 배설물을 그때그때 치워줘야 한다. 한 양식장이 관리하는 수조는 보통 20∼60개씩. 양식어민들은 상시 관리인원을 배치해 치어는 2시간, 성어는 6시간마다 수질을 점검하고 있지만 매년 집단 폐사로 5∼10%의 손실을 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어려움을 겪던 장어 양식어민들에게 구세주가 나타났다. 사물인터넷(IoT)이 그 주인공이다. SK텔레콤은 전북 고창군의 한 장어 양식장에 IoT 기반의 ‘스마트 양식장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스템 검증을 위한 시범서비스에 돌입했다고 31일 밝혔다.

시스템은 양식장에서 멀리 떨어진 관리자가 수조별로 수집된 환경데이터(수온, DO, pH 등)를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SK텔레콤의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인 ‘스마트 유틸리티 네트워크(SUN)’를 적용해 이런 데이터를 한곳에 모은 뒤 수백 km 밖의 서버에서도 통합 관리할 수 있다. 한밤중에도 수조에 문제가 생기면 서버는 즉각 양식장 관리자의 스마트폰으로 경보를 발송한다.

과거에도 원격 관리 기능을 양식장에 적용한 사례는 있었지만 유선 기반이어서 장비 설치에 애를 먹었다. 그러나 IoT 기반 양식장 관리 시스템은 무선 기술로 이런 문제점을 극복했다고 SK텔레콤 측은 설명했다. 또한 수조에 투입한 먹이량과 장어 생육 속도 및 출하량 등을 과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어 향후 생산성 향상에 도움을 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스마트 양식장 사업은 지난해 12월 SK텔레콤이 주최한 ‘IoT 사업 공모전’에서 1위를 차지한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기업 비디가 처음 제안했다. SK텔레콤은 올 3월부터 비디와 함께 이 사업을 본격 추진했다. SK텔레콤과 비디는 스마트 양식장을 상용화하는 내년 상반기(1∼6월)부터 전국 450여 개 장어 양식장을 대상으로 시스템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최진성 SK텔레콤 ICT기술원장은 “모든 것이 연결되는 초연결시대에 ICT는 전통산업의 생산성을 높여 경쟁력 있는 미래산업으로 업그레이드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장어 양식#사물인터넷#S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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