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대책 한달, 강남권 가격 껑충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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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단지-고가 아파트 수혜… 여름 비수기에 이례적 상승세
‘싱크홀’ 악재 송파구는 소폭 그쳐

최경환 경제팀이 7월 말 부동산 규제완화 방안을 담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한 이후 한 달간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가 일제히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서울 서초(0.51%) 강남(0.38%) 강동구(0.36%) 등 강남권 3구가 수도권 매매가 상승률 1∼3위를 차지하는 등 강남지역 아파트가 가장 큰 수혜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의 금융규제 완화와 소형주택의무비율, 재건축 안전진단 등의 내용을 담은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한 뒤 한 달간 서울(0.17%), 인천(0.12%), 경기(0.08%) 등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는 모두 상승세를 탔다.

휴가철과 맞물려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히는 여름철에 매매가가 오른 것은 이례적이다. 2010년 이후 7월 넷째 주 대비 8월 넷째 주 아파트 매매가는 2010년 ―0.39%, 2012년 ―0.54% 등으로 모두 내림세를 보였다.

특히 서울 강남권의 아파트 매매가 상승세에 탄력이 붙은 것은 이 지역에 6억 원 초과 고가 아파트와 정부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재건축 단지가 밀집돼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달부터 수도권 내 6억 원 이하 아파트는 LTV가 종전 60%에서 70%로 10%포인트 늘었지만 6억 원 초과 주택의 경우 50%에서 70%로 20%포인트 확대돼 대출 가능액이 더 커졌다. 매수 여건이 좋아지자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는 지난 한 달간 0.5% 상승해 일반 아파트 상승률(0.11%)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싱크홀’(지반이 밑으로 꺼져 생기는 웅덩이) 악재를 만난 송파구의 상승률은 0.13%로 서울 전체 평균을 밑돌았다. 지난주 기준 잠실동 주공5단지 119m²는 전주 대비 가격이 2000만 원 하락하기도 했다. 잠실동의 한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주요 재건축 아파트 호가가 3000만∼4000만 원가량 뛰며 분위기가 고조되는가 싶더니 싱크홀 문제가 불거지면서 매수세가 다소 주춤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정책 발표 이후 크게 올랐던 가격이 일부 조정되는 과정”이라며 “싱크홀 탓에 아파트 값이 떨어졌다고 단정 짓는 것은 무리”라고 경계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가을 이사 수요가 서서히 움직이고 있고 추석 이전에 정부가 재개발·재건축 사업 활성화 방안 등 추가 규제완화책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이사철과 맞물려 주택시장 회복의 ‘불씨’가 본격적으로 살아날 것”이라며 “전세금 상승세도 매매로의 전환을 자극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부동산대책#아파트 매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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