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늘어나는 소시오패스… 섬뜩한 경쟁사회의 종착역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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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도 경쟁이 치열한 기업계, 금융계, 법조계에서 승진 사다리를 빠르게 올라간 사람인가? 만약 오만함, 냉정함, 교활함, 지나친 합리성, 그리고 매력적인 성격을 소시오패스의 특징으로 여긴다면 수많은 소시오패스가 성공한 기업가 유형이라고 결론을 내려도 무리가 없다. ―나, 소시오패스(ME 토머스·푸른숲·2014년) 》

이 책은 “나는 소시오패스”라는 도발적인 고백으로 시작한다.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가리키는 소시오패스는 흔히 연쇄살인범 강호순, 유영철 같은 범죄자들을 일컫는 ‘사이코패스’와 혼동돼 쓰인다. 작가는 부정적 의미의 사이코패스와 구별 짓기 위해 소시오패스라는 말로 자신을 설명한다. 토머스라는 필명의 저자는 30대 여성으로 미국 아이비리그 로스쿨을 수석으로 졸업한 유능한 법학교수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책에 따르면 소시오패스는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 중에도 존재할 수 있으며 스물다섯 명 중 한 명이 소시오패스일 정도로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소시오패스 전문가 로버트 헤어 박사는 소시오패스가 건물 경비원보다 기업체 내부 서열의 상위 층을 차지할 확률이 네 배 이상 높다고 말한다. 소시오패스의 인격적 특징이 영향력 있는 자리에 필요한 특성과 상당 부분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정신분석학자 허비 클레클리는 1941년 저서 ‘온전한 정신의 가면’에서 사이코패스를 탁월한 능력을 갖춘 반사회적인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비범하리만큼 매력적이고 위트가 넘치며 절박한 상황에서도 냉정한 얼굴의 가면 뒤에는 부정직하고 교활하며 책임감 없는 사람이 숨어 있다.

소시오패스가 성공의 사다리 꼭대기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경쟁이 치열하고 결과 중심적인지를 말해준다. 타인을 존중하며 진실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보다 다른 사람은 무시하고 자기만을 위해 행동하는 이들이 성공하는 사회는 ‘소시오패스형’ 사회다.

당신은 어떤가. 당신의 상사 혹은 주변의 성공한 사람들은 어떤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을지도 모른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소시오패스#ME 토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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