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産 무선 보안시스템 선호하던 은행들, 성능비교 체험뒤 우리 제품 쓴다고 하네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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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中企 코닉글로리 조명제 대표

하나은행 모든 지점의 무선 보안 시스템을 담당하게 된 코닉글로리의 조명제 대표(오른쪽)와 직원들이 ‘에어TMS(AIRTMS)’ 시스템의 성공을 다짐하고 있다. 코닉글로리는 6월 미국 기업들을 제치고 하나은행의 무선 침입 방지 시스템(WIPS)을 수주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하나은행 모든 지점의 무선 보안 시스템을 담당하게 된 코닉글로리의 조명제 대표(오른쪽)와 직원들이 ‘에어TMS(AIRTMS)’ 시스템의 성공을 다짐하고 있다. 코닉글로리는 6월 미국 기업들을 제치고 하나은행의 무선 침입 방지 시스템(WIPS)을 수주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국내 정보보호 기술 전문기업 코닉글로리가 하나은행 전 지점의 ‘무선 침입탐지시스템(WIPS)’ 사업을 따냈다. 국내 금융권에서 이 시장을 100% 장악하고 있는 미국 기업 에어타이트(AIRTIGHT)와 모토로라를 처음으로 제치고 얻어낸 성과다.

조명제 코닉글로리 대표는 최근 본보 인터뷰에서 “잘 알려진 외산 제품을 선호하는 은행업계의 보수성 때문에 제품성능 비교 시험의 기회를 얻기조차 어려웠다”며 “하지만 어렵게 얻은 성능 비교 시험 기회에서 탁월한 성능을 보여주니 외산 제품보다 더 높은 가격에 입찰에 응하고도 수주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WIPS는 무선랜(와이파이)망을 통해 사전에 인가되지 않은 접속이 발생할 경우 이를 탐지해 차단하는 보안 시스템. 스마트폰으로 은행 업무를 처리하는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금융권의 WIPS 시장은 미국업체가 장악하고 있다. 에어타이트는 미국항공우주국(NASA) 연구원들이 만든 전통 있는 전문기업이고, 모토로라는 네트워크 분야 글로벌 기업이다.

코닉글로리의 WIPS ‘에어TMS(AIRTMS)’가 이들 외산 제품에 대해 가지는 경쟁력은 침입을 알아채는 ‘탐지 속도’다. 기술의 발전으로 무선랜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면서 망에 가해지는 불법 접속을 알아채는 속도도 함께 빨라져야 해킹으로 인한 정보유출 등을 제대로 차단할 수 있다. 조 대표는 “에어TMS는 무선랜 불법 접속을 3초 만에 알아낸다”고 설명했다. 타사 제품은 20초에서 최대 1분까지 걸린다.

코닉글로리는 애플이 아이폰을 처음 선보인 시점인 2008년 WIPS 개발을 시작했다. 향후 스마트 기기로 인한 접속이 늘어나면서 무선랜 보안 솔루션의 중요성 역시 덩달아 커질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3년여의 개발기간을 거쳐 2011년 에어TMS를 상용화했다. 시장 초기에는 무선랜 접속기기 제조사들이 WIPS 겸용 제품을 저가에 내놓으면서 판로 개척에 어려움도 겪었다.

하지만 정보보안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제대로 된 보안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자 에어TMS 판매가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공공기관과 포털 사업자, 스마트스쿨 시범 사업 등의 무선랜 보안을 연이어 수주하고 최근 SK텔레콤과 분당서울대병원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한 병원정보시스템의 무선 보안 역시 에어TMS가 맡고 있다.

은행의 인정을 받기까지는 2년이 넘게 걸렸다. 은행은 정보보안 분야에서 국내 중소기업이 가장 뚫기 어려운 곳이다. 조 대표는 “은행 산업 특성상 안정성이 중요해 다른 은행이 사용한 전례가 없어 검증이 되지 않은 소프트웨어의 사용을 꺼린다”며 “하나은행이 처음 우리 제품을 인정해 준 만큼 앞으로 은행업계 도입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무선 보안시스템#코닉글로리#조명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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