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임버스 시스코 회장 “만물인터넷이 모든 걸 바꾸고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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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IT가 빠른 혁신 이끌어”
‘10년뒤엔 만물인터넷이 19조달러 경제적 가치 창출
기민하게 대처못하는 기업은 오래 살아남지 못할 것’

19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시스코 라이브 2014’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 존 체임버스 시스코 회장이 청중 사이를 다니며 연설을 하고 있다. 시스코 제공
19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시스코 라이브 2014’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 존 체임버스 시스코 회장이 청중 사이를 다니며 연설을 하고 있다. 시스코 제공
‘태풍이 오고 있습니다.’ 태풍 경보 문자메시지가 스마트폰에 도착했다. 멀리 시커먼 먹구름이 빠르게 몰려오고 있었다. 서둘러 집으로 차를 몰았다. 차량에 설치된 컴퓨터는 몰아치는 비의 양을 자동 계산해 와이퍼를 작동시켰다. 차량 내비게이션은 태풍의 이동 경로와 태풍 피해 구역을 피해 가장 빨리 집으로 가는 경로를 안내했다. 집에 도착했을 때 가족은 이미 안전하게 대피해 있었다. 이들 역시 태풍 경보 문자메시지를 미리 받아 사전에 대비할 수 있었다.

19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시스코 라이브 2014’에서 존 체임버스 시스코 회장은 ‘만물인터넷(IoE·Internet of Everything)’의 한 미래상을 이렇게 그렸다. 이날 행사는 시스코가 해마다 고객사와 협력사를 대상으로 사업 전략을 설명하는 자리. 기조연설을 한 체임버스 회장은 “만물인터넷이 모든 걸 바꾸고 있다”며 “10년 뒤에는 IoE가 19조 달러(약 1경9380조 원)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스코는 인터넷 통신망에서 ‘정보의 길(중계기)’ 역할을 하는 ‘라우터’와 ‘스위치’ 분야에서 글로벌시장 점유율 1위 업체. 최근 네트워크 기술을 바탕으로 만물인터넷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IoE는 시스코가 만든 표현으로 사물은 물론이고 사람, 데이터까지 인터넷으로 연결해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만들어낸다는 의미다. 널리 쓰이는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보다 개념이 넓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으로 보일러 등 가전제품을 원격 조종하는 게 IoT의 모습이라면 차량 내비게이션에 ‘집으로’라는 명령만 내리면 차량과 연결된 가전제품이 도착 시간에 맞춰 자동으로 작동되는 게 IoE의 모습이다.

체임버스 회장은 “IoE와 같은 정보기술(IT)은 모든 분야에서 ‘빠른 혁신’을 가능케 할 것”이라며 “특히 시장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해야 하는 기업들의 사활이 IoE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IoE와 같은 IT를 활용하면 훨씬 더 많은 양의 정보를 정확하게 수집하고 이를 적시적소에 활용할 수 있다.

그는 “오늘날 기술의 변화 속도는 3년 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빨라졌다”며 “앞으로 변화의 속도는 더 빨라질 텐데 이 변화에 뒤처지는 기업은 오래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체임버스 회장은 “현재 포천 500대 기업의 24%만이 25년 전에 존재했다”며 “현재 존재하는 기업의 3곳 가운데 1곳만이 25년 후에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런 위기감이 유통, 전통적인 제조 기업들도 IT회사로 변화하고 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또 체임버스 회장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미국 텍사스 주 샌안토니오의 사례를 들며 “IoE는 공공 부문에서도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르셀로나는 약 5억 달러(약 5020억 원)를 들여 교통, 전기, 수도 등 공공 부문에 IoE를 적용해 효율성을 높인 결과 연간 약 36억 달러(약 3조6720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 가로등에 센서를 부착하고 무선 네트워크를 설치한 샌안토니오에서도 시민의 생산성이 높아지고 출퇴근 시간이 짧아지는 등 연간 20억 달러(약 2조400억 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올해 25회를 맞은 시스코 라이브에는 전 세계 시스코의 협력사와 고객사 관계자 등 2만5000명이 참석했다. 온라인 생중계를 시청한 사람도 20만 명에 달했다. 시스코 라이브는 21일까지 열린다.

한편 시스코는 이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한 화상회의용 단말기 ‘DX70’ ‘DX80’을 공개했다. 일체형 PC처럼 생긴 이 제품들은 PC, 전화기, 웹캠, 마이크 등 화상회의에 필요한 여러 장비를 하나로 통합한 단말기다. 시스코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모바일 생활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처럼 협업 과정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또 클라우드 기술을 기반으로 여러 사람이 하나의 회의실에 있는 것처럼 화상회의를 할 수 있는 솔루션 ‘CMR’도 선보였다.

:: 만물인터넷 (IoE·Internet of Everything) ::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보다 넓은 개념으로 자동차, 가전제품 등 다양한 사물은 물론 사람, 데이터, 프로세서까지 인터넷으로 연결돼 정보를 주고받는 것을 말한다. 시스코가 IoT와의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 만든 용어다.

샌프란시스코=김호경 기자 whalefisher@donga.com
#존 체임버스#시스코#만물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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