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日미용실 문앞에 대기시간 신호등 설치하자 ‘구름 손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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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업을 창조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서비스 이노베이션’이다. 서비스 이노베이션은 산업의 서비스화와 서비스의 공업화를 지향한다.” ―탁월한 혁신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윤태성·레인메이커·2014년) 》

주말에 동네 이발소를 찾았다면 대기하는 사람이 많아도 문제가 없다. 기다리면 된다. 시간이 별로 없는데 머리카락을 손질해야 할 때가 문제다. 출장을 가기 위해 기차역을 찾았다고 하자. 기차표를 사서 기차를 기다리다가 ‘고객을 만나기 전 머리카락을 정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자. 이때는 이발하는 순서나 걸리는 시간이 다른 어떤 요인보다도 중요해진다.

일본의 저가 미용실 QB하우스는 이 부분을 파고들었다. 저자는 서비스 이노베이션의 사례로 이 미용실을 들었다. QB하우스는 일단 미용실에 들어가기 전에 외부에서 미리 대기 시간을 알 수 있도록 했다. 대기 시간이 10분 이상이면 빨간불, 5분 이하라면 녹색불, 그 사이라면 노란불을 켜 두는 식이다. 마치 제조 과정을 자동화한 공장에서 기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면 녹색불, 문제가 있으면 빨간불로 표시하는 것과 비슷하다.

녹색불을 보고 들어온 고객은 머리를 깎기 전에 자판기를 통해 이용권을 구입해야 한다. 이 자판기에는 1000엔짜리 지폐만 들어간다. 고액권 인식장치를 추가하면 자판기 제조원가가 올라가기 때문에 취한 조치다. 이렇게 해서 결국 고객의 미용비용이 절감된다. 머리카락을 자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딱 10분.

대금 결제는 물론이고 뒷정리를 자동화해서 비용과 시간을 절약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QB하우스는 서비스업에서 제조업으로 외연을 확장했고 일본 전역에서 성공을 거듭하고 있다.

경쟁이 심해지고 변화가 빨라지면서 어느 때보다 흥망성쇠가 잦은 시대다. 그저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것만으로는 생존조차 담보할 수 없다. 서비스업의 제조업화, 제조업의 서비스화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서비스 이노베이션 전략을 깊게 고민해야 할 때다.

최한나 기자 han@donga.com
#일본 미용실#신호등#서비스 이노베이션#윤태성#레인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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