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브라질 국채 소액만 투자… 롱숏펀드, 강세장 땐 환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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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재테크 | PB 추천 5억원 투자법 검토해주세요
배우자 사업 부진 대비, 연금보험에 2억원 투자 바람직

Q: 48세 주부입니다. 자영업을 하는 남편의 사업이 예전 같지 않아 걱정입니다. 모아 놓은 자금 5억 원이라도 효율적으로 굴려야 할 것 같습니다. 얼마 전 금융회사 프라이빗뱅킹(PB)센터를 찾아가 상담을 받았더니 최근 유행하는 상품이라며 롱숏펀드와 브라질 국채, 지수형 주가연계펀드(ELF)에 각각 2억 원, 2억 원, 1억 원을 투자하라고 권유하더군요. 롱숏펀드나 ELF가 뭔지 잘 모르겠고, PB 추천대로 투자하는 게 좋을지 고민입니다. 》
송재원 신한PWM여의도센터 PB팀장
송재원 신한PWM여의도센터 PB팀장
A: 자산을 운용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투자 성향과 위험 감내 수준을 파악하는 일입니다. 본인에게 어울리는 색상의 옷을 찾아 입듯이 투자도 본인에게 맞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게 좋습니다. 아무리 기대수익률이 높은 상품이라도 변동성이 너무 크고 본인이 정신적으로 급등락을 견기 힘들다면 맞지 않는 상품입니다.

고객의 성향은 위험 중립적 또는 안정적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현재 제안 받은 투자 포트폴리오는 다소 공격적인 상품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우선 브라질 국채는 현재의 환율 및 금리가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때 2023년 1월 만기 상품 기준으로 연 11%대의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한국과 브라질 양국의 조세협약에 따라 비과세 혜택이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하지만 장미에 가시가 많듯이 브라질 국채의 위험 또한 큽니다. 특히 브라질 국채의 부도 리스크와 환 리스크를 면밀히 파악해야 합니다. 달러 표시 브라질 국채를 사들이는 경우 수익률이 연 4.5%로 브라질 헤알화 표시 국채 수익률(연 11.5%)보다 7%포인트 낮은 것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브라질 경제는 풍부한 자원과 거대한 인구가 장점입니다. 하지만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로 환 리스크가 큰 편입니다. 달러 표시와 헤알화 표시 국채의 수익률 7%포인트 차이는 환 리스크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브라질 국채는 만기까지 자금을 운용할 여력이 있는 경우에만 분할 매수 형태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두 번째로 롱숏펀드는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은 사고(Long) 주가가 떨어질 것 같은 주식은 공매도(Short)해서 차익을 남기는 구조입니다. 주가가 지금처럼 박스권에 갇혀 제자리걸음을 하는 상황에서는 롱숏펀드가 일반 주식형펀드보다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인기가 높습니다.

국내 증시가 몇 년째 이어온 박스권을 깨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롱숏펀드 투자 전략은 유효합니다. 하지만 위험도 당연히 있습니다. 롱숏펀드가 인기를 끌면서 자산운용사가 앞다퉈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예전보다 수익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또 시장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대신 크게 오르거나 내릴 경우 롱숏펀드의 수익률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롱숏펀드에 투자할 때는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와 운용사가 전문성이 있는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또 코스피가 2,050 선을 뚫고 올라간다면 박스권에서 벗어나 강세장을 이어갈 확률이 크므로 전문가와 상의해 환매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세 번째로 지수형 ELF는 코스피200이나 홍콩H지수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입니다. 만기 시점에 기초자산이 기준가 대비 40%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연 5%대의 수익을 얻는 방식으로 설계된 상품이 많습니다. 지수형 ELF는 지금처럼 박스권 증시에서 정기예금보다 조금 높은 수익을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ELF도 시장이 강세장으로 갈 경우 가입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위험 중립적 또는 안정적인 고객 투자 성향을 감안할 때 브라질 국채의 투자금액은 5000만 원으로, 롱숏펀드 비중은 1억 원으로 줄이는 게 좋습니다. 향후 남편이 사업을 그만둘 경우를 대비해 매달 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연금보험 상품에 2억 원을 투자하기를 권합니다. 또 향후 금융시장 환경 변화에 대비해 여유 자금 용도로 정기예금에 5000만 원을 예치하는 게 좋습니다.

항상 좋은 상품은 없습니다. 투자자 본인의 재무 목표와 투자 성향에 맞춰 자산을 운용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이런 큰 틀 안에서 금융시장 상황에 적합한 상품을 찾아 적절한 시기에 가입하는 전략을 써야 합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리스크 관리입니다. 상품을 가입하는 것보다 해지하는 게 더 어렵고 중요한 이유입니다. 더불어 주기적으로 투자한 상품에 대해 전문가로부터 피드백을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자주 은행에 전화하고 찾아가 상담할수록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투자 성공을 위해 최대한 발품을 많이 팔기를 바랍니다.

송재원 신한PWM여의도센터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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