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ssia Rush]혁신 거듭한 사각용기라면 ‘국민식품’으로 인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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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가 1986년 선보인 국내 최초의 사각용기라면 ‘도시락’은 현재 세계 30여 개 국가에서 팔리고 있다. 러시아에는 1991년 진출했으며, 이제는 제품을 아예 현지에서 생산해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인근 국가와 여러 유럽국가(총 14개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팔도가 ‘도시락’으로 러시아에 처음 진출했을 당시의 실적은 미미했다. 그렇지만 당시 부산과 블라디보스토크를 오가던 러시아 ‘보따리상’들에 의해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팔도는 1997년 블라디보스토크에 사무소를 개설하고 수출을 본격화했다.

팔도는 1998년 러시아가 모라토리엄(채무지불유예)을 선언했을 때도 현지에 그대로 남아 사업 활동을 유지했다. 팔도 관계자는 “당시 활동을 통해 팔도는 러시아인들에게 ‘의리를 지킨 기업’으로 기억됐다”며 “특히 ‘도시락’은 러시아에서 ‘국민식품’으로 통하게 됐다”고 말했다.

팔도는 이듬해(1999년) 모스크바 사무소를 개설하면서 더욱 공격적인 활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서 ‘도시락’의 판매량이 연간 2억 개에 육박하자 팔도는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2005년 모스크바 인근의 도시 라멘스코예에 준공된 생산시설이 그 결실이다. 2010년에는 리잔에 제2공장을 세웠다.

팔도는 러시아 시장에서 ‘도시락’이 성공한 이유로 맛의 현지화와 원료의 고급화 등을 꼽는다. 러시아인의 입맛에 맞게 치킨 버섯 새우 등 다양한 맛의 제품을 내놓았으며, 우수한 가공기술을 바탕으로 원료를 공급하고, 전 제품에 포크를 넣는 등 고객 편의성도 강화했다.

러시아에서는 ‘도시락’을 즐기는 곳도 다양하다. 특히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구간에서는 열차 내 구입도 가능할 정도다. 팔도 관계자는 “역으로 몰려드는 상인들의 바구니에 반드시 들어 있는 제품이 ‘도시락’”이라며 “러시아 열차 여행객들은 먹을거리를 충분히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중에 ‘도시락’이 들어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팔도에 따르면 러시아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주말농장에서도 ‘도시락’이 인기를 끌고 있다.

팔도는 이에 그치지 않고 제품을 혁신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국내 라면시장에서 ‘모디슈머(Modify+Consumer·여러 제품을 섞어 새로운 음식을 만드는 소비자를 이르는 말)’ 트렌드가 유행하고, 러시아에서도 ‘도시락’과 햄 마요네즈 빵 등을 함께 먹는 조리법이 인기를 끌자 관련 제품을 내놓은 것. 팔도는 러시아에 ‘도시락’과 마요네즈 소스가 함께 들어있는 ‘도시락 플러스’를 선보였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러시아에서의 ‘도시락’ 매출은 2010년 이후 매년 10%씩 성장하고 있다. 김범준 팔도 해외영업이사는 “‘도시락’을 기반으로 해외 사업을 강화해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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