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만기 산업부 산업기반실장 “2018년까지 세계적 두뇌전문기업 300개 키울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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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기술개발-자금 패키지 지원… 두뇌산업 육성 프로젝트 본격 가동

정부가 제조업의 머리 역할을 하는 ‘두뇌산업’을 키우기 위해 ‘두뇌산업 육성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8년까지 두뇌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과 견줘도 기술 역량이 뒤지지 않을 전문기업을 300곳 이상 창출할 계획이다. 두뇌산업은 생산설비 투자보다 전문지식이나 창의성을 갖춘 인력이 산업경쟁력을 좌우하는 게 특징이다. 엔지니어링, 디자인, 임베디드소프트웨어 등이 대표적인 두뇌산업이다. 다른 제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고 고급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분야다.

정만기 산업부 산업기반실장(사진)은 “고급 두뇌전문기업으로 선정되는 300개 기업에 대해 인력-기술개발-자금 등을 패키지화해 집중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두뇌산업 규모는 2012년 기준 세계시장(약 9000억 달러·약 936조 원)의 약 5%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정 실장은 “국내 전문기업은 약 9000개로 적지 않지만 대부분 중소기업이다 보니 고급 인력이 적을뿐더러 기술수준이 글로벌 기업의 60∼70% 수준에 그친다”며 “특히 핵심 서비스와 부품 등 고(高)부가가치 분야는 외국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대부분 점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스마트폰은 삼성, LG 등 국내 대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어서지만 핵심 부품인 모뎀 칩의 국산화율은 2012년 기준 1% 수준이다. 한국이 세계 5위 자동차 수출국인데도 자동차 전자제어장치(ECU)는 사실상 수입품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산업부는 우선 민관 합동으로 구성되는 선정평가위원회에서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큰 고급 두뇌전문기업을 앞으로 5년 동안 단계적으로 300개 선정할 방침이다. 이 기업들에는 인력, 기술개발, 자금 등을 패키지로 지원한다.

또 엔지니어링, 디자인, 임베디드소프트웨어, 시스템반도체, 바이오 분야의 전문인력을 연간 1500명 양성해 고급 두뇌전문기업 취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주요 대학에 ‘엔지니어링 개발 연구센터’를 신설할 계획이다. 두뇌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부족한 고급 두뇌를 양성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 실장은 “한국에는 매년 공학을 전공한 졸업생이 7만 명씩 쏟아져 나온다”며 “미국(10만 명)과 일본(4만 명) 등 선진국과 비교할 때 범용 인력은 부족하지 않지만 전공 교육이 쉬운 과목 위주로 진행되고 있어서 고급 두뇌를 양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시스템반도체의 경우 전공 교수가 국내에 50명 정도에 불과하고, 그러다 보니 삼성전자도 해외 인력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게 정 실장의 설명이다.

두뇌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 방안도 마련했다. ‘두뇌기업 펀드’를 선보여 올해 150억 원을 지원하고 ‘R&D 사업화 전담은행’을 통해 매년 300억 원가량을 저리로 융자할 계획이다. 정 실장은 “조립, 가공 등 완성품 개발에 중점을 두던 산업 육성책의 초점을 이제는 기획, 설계 등으로 옮겨와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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