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불꽃프로모션사업부가 말하는 ‘불꽃쇼의 모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새해 카운트다운 밤하늘 수놓기 위해 한여름부터 여섯달 준비작업 매달려”

지난해 8월 한화 불꽃프로모션사업부 직원들이 여수세계박람회 폐막식 불꽃놀이에 쓸 불꽃용 화약을 설치하는 모습(위쪽 사진). 불꽃놀이 사진은 2011년과 2012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빌딩 앞 한강공원에서 열린 서울 세계불꽃축제에 선보인 것이다. 국화, 버들, 들국화 모양(아래쪽부터)이 연출됐다. 한화 제공
지난해 8월 한화 불꽃프로모션사업부 직원들이 여수세계박람회 폐막식 불꽃놀이에 쓸 불꽃용 화약을 설치하는 모습(위쪽 사진). 불꽃놀이 사진은 2011년과 2012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빌딩 앞 한강공원에서 열린 서울 세계불꽃축제에 선보인 것이다. 국화, 버들, 들국화 모양(아래쪽부터)이 연출됐다. 한화 제공
컴컴한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놀이는 연말 대표적인 즐길거리의 하나로 꼽힌다. 형형색색에다 다양한 모양의 불꽃은 화려하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올해 마지막 날인 31일 서울은 물론이고 전국 각지에서 새해맞이 불꽃놀이가 열린다. 불꽃놀이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보려고 17일 한화 화약사업본부 불꽃프로모션사업부를 찾았다.

○ 리허설 불가능… 만반의 준비가 답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만난 한화 불꽃프로모션사업부 직원들은 31일 인천 서구에서 열리는 ‘정서진 해넘이축제’용 불꽃쇼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7월 인천 서구청으로부터 불꽃놀이 행사를 준비해 달라는 주문을 받은 한화는 6개월째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불꽃놀이를 하는 장소를 정하는 것부터 불꽃 규모, 불꽃쇼 디자인 등을 정하는 데 통상 3∼6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불꽃놀이는 리허설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계획대로 쇼를 진행하려면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하늘을 물들이는 불꽃은 공 모양의 껍질 안에 할약이라는 화약과 색화(色火)제, 발연(發煙)제 등을 반죽해 만든 구슬 모양의 ‘별’을 채워 넣는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불꽃 형태는 주로 별이 좌우한다. 별의 배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국화, 버들, 나비, 야자수 등 다양한 모양을 연출할 수 있다. 별에 어떤 원소가 주로 들어가느냐에 따라 색깔도 달라진다. 리튬은 빨간색, 칼륨은 보라색, 구리는 초록색을 낸다.

불꽃놀이는 주로 강이나 바다를 낀 지역에서 열린다. 불꽃놀이 특성상 발생할 수 있는 화재의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관람객을 상대적으로 쉽게 통제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10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부근에서 열린 불꽃축제의 경우 바지선 10여 척을 동원해 한강 위에서 불꽃을 쐈다.

이장철 한화 불꽃프로모션사업부 파트장은 “국내 불꽃놀이 중 비교적 규모가 큰 것으로 꼽히는 부산 불꽃축제, 포항 국제불빛축제도 행사장이 강 또는 바다에 인접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행사 규모는 대개 불꽃용 화약 개수가 아닌 쇼의 진행시간으로 따진다. 구성에 따라 화약을 한 번에 수백 개 터뜨리기도, 한 발씩 쏘아 올리기도 하기 때문에 단순히 화약 개수만으로는 규모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가장 큰 불꽃용 화약으로 측정하는 경우도 있다. 올해 여의도에서 열린 불꽃놀이의 경우 직경이 최대 12인치인 불꽃용 화약을 사용했다. 12인치 불꽃용 화약의 경우 지상으로부터 270m까지 올라가 직경 260m 크기의 불꽃을 만들어낸다.

○ 불꽃쇼의 구성이 관건

국내에서 불꽃놀이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것은 2000년대 이후다. 이전까지는 식전, 식후용 행사로 활용되던 불꽃놀이가 하나의 축제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가 10월 부산 불꽃축제 관람객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5.8%가 ‘불꽃쇼가 열린다는 것을 사전에 알고 행사에 참가했다’고 대답했다.

전 세계 불꽃용 화약의 80% 정도는 중국산이다. 7세기 세계 최초로 화약을 개발했던 중국이 세계 시장을 호령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2000년대 들어 불꽃용 화약 생산의 맥이 끊겼다. 1990년대까지 불꽃용 화약을 만들었던 한화 또한 생산을 중단하고 지금은 불꽃쇼를 디자인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불꽃프로모션 사업부원 23명 중 4명이 디자인을 담당한다. 리허설이 불가능하다는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내년 안에 시뮬레이션 프로그램도 자체 개발할 계획이다. 현재 일본과 유럽 지역 일부 국가만 불꽃용 화약을 만들고 있다.

불꽃놀이에서 화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 파트장은 “단순히 불꽃을 만드는 것을 넘어 불꽃용 화약을 어떤 방식으로 배치할 것이냐, 즉 불꽃쇼를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가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화#불꽃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