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가는 공기업]한국의 情을 나눕니다… 따뜻한 공기업, 글로벌 사회공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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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주민과 함께 지구촌 이웃과 함께

10월 송전선로 건설 공사 예정지인 경남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의 한 농가 대추밭에서 한국전력 직원들이 지역 농민의 대추 수확을 돕고 있다.
10월 송전선로 건설 공사 예정지인 경남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의 한 농가 대추밭에서 한국전력 직원들이 지역 농민의 대추 수확을 돕고 있다.
경남 밀양시 산외면, 부북면 등에 사는 다섯 명의 필리핀 출신 결혼이주여성은 18일부터 26일까지 9일 동안 고국을 찾는다. 최근 필리핀을 강타한 ‘괴물 태풍’ 하이옌으로 친정 식구들이 피해를 보진 않았을까 애타는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다. 이들의 친정 나들이에는 남편이나 아들, 딸 한 명씩이 동행한다.

이번 방문은 한국전력의 도움으로 성사됐다. 한전은 2004년부터 전 직원이 급여공제 형태로 한 달에 1만∼3만 원 가량 기부하는 ‘러브펀드’와 회사가 그 금액의 2배를 함께 기부하는 매칭펀드를 더해 봉사활동 기금을 조성하고 있는데 이 기금의 일부를 활용한다. 한전은 세부와 말라얀 지역에서 필리핀 전력사용량의 15%를 공급하는 화력발전소 2곳을 운영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필리핀 출신 여성들의 고국 방문을 지원해 이들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덜어 주고 나아가 한국-필리핀 간 문화공동체 형성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려 한다”고 말했다.

공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동반성장, 상생경영이 사회 화두로 떠오르면서 공기업들도 사회공헌을 위한 활동 영역과 지출의 폭을 넓히고 있다. 국민과 함께하지 않으면 기업도 생존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공기업의 설립 목적인 공익성 추구와도 맞아떨어져 더욱 추진력을 얻고 있다. 공기업들은 사회적 책임 활동을 브랜드로 체계화하고 지원 대상도 사회 구석구석의 소외계층뿐만 아니라 사업을 벌이고 있는 해외로까지 넓히는 등 맞춤형 지원에 나서고 있다.

국민과 함께하는 ‘따뜻한 공기업’


사회공헌 활동이 정착되면서 패러다임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일회적인 기부에서 체계적인 기금 조성으로, 물질적인 도움을 넘어 참여와 노력 봉사로 방향이 바뀌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직원의 약 90%인 4600여 명은 매월 급여에서 자동이체로 연간 모두 2억4000만 원의 후원금을 다솜둥지복지재단에 기부하고 있다. 다솜둥지복지재단은 2007년 농어촌공사가 출연한 자본금 5000만 원으로 출범했지만 관련 업계와 일반인들도 참여하면서 올해에는 자본금이 7억 원 안팎으로 커졌다.

한국도로공사는 한전의 ‘러브펀드’처럼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매달 급여 일부를 불우이웃 기금으로 내면 회사가 동일한 금액을 함께 기부하는 ‘해피펀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공기업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봉사단은 사회공헌 활동을 위한 좋은 매개체가 되고 있다. 기업 내부에선 직장 동호회처럼 인기를 끌고 있다. 기업 고유의 전문성이나 임직원이 지닌 재능을 십분 활용한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많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본 업무인 가스안전관리의 전문성을 살린 가스사고 예방 나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임직원 1150여 명이 참여하는 전국 29개 ‘KGS 행복나눔 봉사단’을 구성했다. 향후 전국 11개 농어촌 마을을 ‘가스안전마을’로 지정해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노사발전재단이 운영하는 중장년 일자리희망센터는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9, 10월 ‘찾아가는 전직 지원 로드쇼’를 열었다. 로드쇼는 센터를 찾기 어려운 구직자를 대상으로 컨설턴트가 직접 찾아가 무료로 상담해 주는 활동이었다. 전국 6개 지역에서 약 1200명의 퇴직자가 참가하는 등 큰 호응을 받았다.

중소기업과 함께 크는 ‘상생 경영’

최근 들어 공기업들은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위한 경영 활동의 비중을 점차 높이고 있다. 국내 산업의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강해져야 한국 경제가 튼튼해지고 지속성장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 기업은 관련 중소기업들과 해외 동반진출, 대금지급 개선, 기술 지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상생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정부도 공기업의 핵심 업무와 연관성을 기반으로 한 전략적 사회공헌활동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신용보증기금은 중소기업의 성장을 지원한다는 설립 취지에 맞게 사회공헌 활동의 가장 큰 비중을 사회적기업에 대한 지원에 두고 있다. 공익 역할을 수행하는 사회적기업을 늘리기 위해 사회적기업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다음 달에는 사회적기업 임직원의 사기를 북돋기 위해 ‘사회적기업 초청행사’도 연다.

한국가스공사는 에너지 공기업이라는 특성에 맞춰 국내 중소기업의 에너지기술 개발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기술을 개발하는 중소기업에 최대 5억 원의 기술개발비를 지원하고, 개발한 기술을 제품화하면 이를 구매해 판로를 터 준다. 자체 시행하는 대규모 건설공사에는 지역 소재 중소기업을 반드시 참여시키고 있다.

가스안전공사는 중소기업 제품의 직접 구매를 확대하고 있다. 중소기업 제품 우선 구매 조항도 신설했다. 올해 중소기업 제품 구매 비율을 92% 수준으로 늘리고 기업이 원하면 100% 선급금을 준다는 계획이다. 또 공사가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가스안전기술 직무 교육 과정을 가스업계에 개방해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남부발전은 에너지 부품 소재 기업의 기술 개발부터 판로 지원까지 한 번에 가능하도록 하는 원스톱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해외 공헌으로 ‘코리아’ 브랜드 알려

공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확대되면서 사회공헌 활동 범위도 해외로 넓어지고 있다. 공기업들은 해외 사회공헌 활동이 ‘코리아(Korea)’라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의 무상원조를 전담하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은 ‘글로벌 나눔을 통한 지구촌 행복 시대 구현’이란 슬로건에 맞춰 특화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코이카는 세계 각국에서 한국의 지식과 기술을 배우려는 연수생을 한국으로 초청해 교육하고 있다. 연수생은 매년 4500여 명에 이른다. 이달 2일에는 개발도상국 공무원들에게 한국 문화 이해의 장을 만들어 주기 위해 ‘글로벌 문화축제 한마당’을 열었다.

도로공사는 1998년부터 해외 저개발국 심장병 어린이 수술을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 모금한 금액은 29억 원, 수술을 해 준 어린이는 233명에 이른다. 6월에는 한국의 적십자에 해당하는 중국 홍십자에서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신보는 캄보디아, 카자흐스탄, 가나 등에 보증제도 전수 사업을 벌여 왔다. 이 사업과 발맞춰 해외 저개발 국가의 식수 공급과 환경 개선을 위한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이는 해외 우물파기 사업을 진행하는 비정부기구(NGO)에 후원함으로써 이뤄졌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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