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가맹점-축산농 세바퀴가 모두 甲”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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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산유통 새길 개척하는 최계경 다하누AZ쇼핑 대표

최계경 다하누 대표는 “다하누AZ쇼핑은 본사가 먼저 투자해 흑자 구조를 만든 뒤에야 지분 투자자를 모집하는 안정적 창업 모델”이라며 “본사와 투자자가 함께 성장하는 대표적 기업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최계경 다하누 대표는 “다하누AZ쇼핑은 본사가 먼저 투자해 흑자 구조를 만든 뒤에야 지분 투자자를 모집하는 안정적 창업 모델”이라며 “본사와 투자자가 함께 성장하는 대표적 기업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가맹점이 본사의 을(乙)이라는 관점부터 잘못됐습니다. 본사와 가맹점, 축산 농가가 힘을 모으면 다같이 사는 길이 열립니다.”

대기업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을 상대로 벌인 불공정 계약 관행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가운데 축산물 종합쇼핑몰 다하누AZ쇼핑의 공동 지분 창업 모델이 주목을 받고 있다. 다하누AZ쇼핑은 한우 직거래매장인 강원 영월 ‘다하누촌’을 운영하는 최계경 대표(50)가 2011년 설립했다. 현재 경기 성남시 판교와 고양시 일산 등에 4호점까지 문을 열었는데 유통단계를 최소화해 품질 좋은 육류를 대형마트보다 20∼30% 싸게 판매한다.

지난달 23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 다하누 본사에서 만난 최 대표는 공동 지분 창업 모델에 대해 “가맹점주가 100% 위험을 감수하는 기존 프랜차이즈 사업 형태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설명했다. 기존 프랜차이즈 모델은 본사가 제품 공급과 마케팅 지원을 맡을 뿐 실패에 대한 책임은 가맹점주가 고스란히 떠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하누AZ쇼핑은 먼저 본사가 매장을 열어 길게는 1년간 운영해 본 뒤 목표 수익이 일정 기간 유지되면 ‘지분 투자자’를 모집한다. 지분 투자자들은 점포에 대해 20∼30%의 지분만 투자하고 수익을 배당받는다. 투자를 받은 이후에도 본사가 3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다. 해당 점포가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야 본사의 수익도 늘어나는 구조다.

최 대표는 “점포를 빠르게 늘리는 데 집중하는 것보다 안전하고 확실하게 내실을 다지는 게 중요하다”며 “프랜차이즈 사업도, 느리지만 우직하고 힘센 소처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본사가 약 20억 원을 들여 2011년 10월 문을 연 판교점은 6개월 만에 월 매출 3억5000만 원을 올렸다. 판교점은 오픈 1년 만인 지난해 10월부터 투자를 받기 시작했다. 총 투자액 20억 원 가운데 30%인 6억 원은 회사 지분으로 남겨놓고 나머지 14억 원에 대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최 대표는 “판교점은 4명이 10억대 투자로 운영 수익 배당금을 월평균 500만 원가량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 대표는 현재 재래시장이나 마트에서 소형 정육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역시 좋은 사업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형마트나 대기업슈퍼마켓(SSM)에 밀려 10년 사이 정육점 1만여 개가 문을 닫았다”라며 “정육점 창업 비용으로 지분 투자를 하고 다하누AZ쇼핑 매장에 정육 작업자로 취직하면 ‘투 잡(two job)’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강원 영월군의 대표적인 소 장수 집안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는 ‘5대째 이어온 가업을 잇는 데 그치지 말고 지역민과 상생하는 사업을 하자’는 생각에 한우 농가 및 식당과 연계해 2007년 고향에 ‘다하누촌’을 설립했다. 손님들이 영월 지역 한우 농가에서 직거래로 한우 고기를 구입한 뒤 주변 식당에서 상차림비만 내고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게 하는 사업모델이다. 싼값에 질 좋은 한우를 먹을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지금까지 약 700만 명이 다녀가 다하누촌은 전국적인 명소가 됐다.

최 대표는 올 10월 가동을 목표로 영월에 대규모 곰탕 가공 공장을 짓고 있다. 사골을 활용해 간편 가정식과 즉석식품을 만들어 수익을 내면 등심이나 안심 등 인기 부위의 가격을 더 낮출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다하누AZ쇼핑#최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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