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KAIST 교수 “대기업 페어플레이 해야 창조경제 실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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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의 경쟁력은 일반적으로 인건비에 재료비를 더한 제조원가에 달려 있다. 그러나 창조경제에선 창조비용을 시장 규모로 나눈 창조원가가 중요하다. 창조비용을 낮추려면 분모에 해당하는 시장효율이 높아야 하고 분자에서는 혁신역량이 뛰어나야 한다.

여기서 창조경제 패러독스가 발생한다. 시장효율과 혁신역량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기업은 흔치 않다. 대체로 대기업은 혁신에 약하고 중소벤처는 시장에 취약하다.

따라서 창조경제의 경쟁력은 기업 간 협력 생태계의 경쟁력에서 나온다. 경쟁을 위해 협력해야 하는 초협력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영화 게임 패션 제약 등 거의 모든 창조산업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애플과 삼성의 경쟁도 기업생태계 간 경쟁으로 이해해야 한다.

창조경제가 경제민주화와 맞닿아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창조경제는 대기업의 시장 플랫폼 위에서 중소벤처의 다양한 혁신이 꽃필 때 실현될 수 있다. 대기업이 정당한 가격으로 벤처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사주고, 나아가 기술과 기업을 살 때 대기업은 혁신을, 중소벤처는 시장을 얻을 수 있다.

우리나라 창조경제 모델에서 대기업의 역할은 크다. 대기업이 개방 혁신과 개방 플랫폼을 공정하게 운용해야 창조경제가 실현될 수 있다.

이민화 KAIST 교수
#창조경제#대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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