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低 직격탄 맞은 현대車, 1분기 영업익 10.7%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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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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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三災 위기’ 갈수록 고조

현대자동차의 1분기(1∼3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감소했다. 엔저(円低)의 직격탄을 맞은 데다 노조가 주말특근을 거부하면서 국내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사내하청 노조마저 파업을 예고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대차는 25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에서 경영실적 전화회의(콘퍼런스콜)를 갖고 1분기 매출액이 21조3671억 원으로 전년 동기(20조1649억 원) 대비 6.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조8685억 원으로 전년 동기(2조925억 원)보다 10.7% 줄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의 비율)은 8.7%로, 전년 동기 대비 1.7%포인트 하락했다. 당기순이익(2조878억 원)은 14.9% 감소했다.

현대차는 원화 약세, 일회성 충당금 발생에 따른 판매보증충당금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영업부문 비용이 늘면서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엔화 약세를 등에 업은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약진하고 있는데 현대차의 실적은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3월 결산법인인 미쓰비시(三菱)자동차는 지난해 순이익이 10년 만에 최대치였다고 발표했다. 도요타, 혼다, 닛산의 지난해 영업이익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올해 달러-엔 환율을 달러당 86, 87엔 정도로 예상했는데 현재 100엔에 육박하고 있다”며 “엔화 약세로 현대차의 가격경쟁력이 더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보다 9.2% 많은 117만1804대를 판매했다. 이는 대부분 브라질, 인도, 중국 등에서 생산한 소형차의 판매 호조에 힘입은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실제 현대차의 해외 생산량(72만5065대)은 같은 기간 23.1% 늘어났다. 반면 중대형 차종을 주로 생산하는 국내 생산량(44만6739대)은 오히려 전년 동기보다 7.6% 줄었다.

국내 생산실적 부진은 지난달 초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 이후 노조가 7주째 주말특근을 거부한 영향이 크다. 현대차는 휴일특근 거부로 인해 기존 14시간 밤샘특근 기준으로는 하루 4700여 대, 새로 바뀐 주간연속 2교대제 기준으로는 6900여 대씩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노사 양측은 벌써 14차례나 본 협상을 벌였지만, 휴일특근 임금에 대한 견해차(회사 21만 원, 노조 31만 원)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노조의 특근 거부로 수천억 원대의 손실을 입고 있다”며 “노조도 회사 경영 악화를 더이상 묵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수당 문제는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하기 때문에 노조로서도 쉽게 양보할 수 없다”고 맞섰다.

사내하청 노조도 26일 파업을 예고해 또다시 진통이 예상된다. 사내 하도급업체 직원들로 이뤄진 사내하청 노조는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24일 울산공장에서 4시간 동안 부분파업을 진행한 데 이어 26일에는 총 1700여 명 중 600여 명이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중 300여 명은 현대차 양재동 본사로 상경투쟁까지 계획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규직 파업처럼 생산라인을 완전히 세울 정도는 아니지만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회사 사정에 더 타격을 입힐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창덕·이서현 기자 drake007@donga.com
#엔저#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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