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부품 수출액, 20년새 50배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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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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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수출액-무역흑자 경신

우리나라 자동차부품 수출액이 최근 20년 새 50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중견·중소기업들이 만든 자동차부품이 한국 수출을 주도하는 산업으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26일 한국무역협회 품목별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246억 달러(약 27조2000억 원), 무역흑자는 197억 달러(약 21조7880억 원)였다. 수출액과 무역흑자 모두 3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자동차부품 수출액 246억 달러는 한 해 우리나라가 들여오는 천연가스 수입액(239억 달러)과 맞먹는 규모다. 무역흑자 규모는 5년간 수입한 곡물과 과일을 합친 금액(194억 달러)보다 많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국산 자동차부품 수출은 완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완성차 수출액이 1977년 2300만 달러에서 1992년 28억4800만 달러로 123배로 늘었지만 같은 기간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46배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자동차부품 수출은 1990년대 국내 완성차업체가 해외에 생산기지를 건설하면서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한국이 세계 주요 국가와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도 도움이 됐다. 한국산 자동차부품의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이 높아져 수출 증가로 이어졌다.

국내 자동차부품 업체들의 성장은 현대·기아자동차의 해외 판매 확대에 힘입은 바 크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갈수록 거세지는 보호무역주의 파고를 넘고 현지 맞춤형 제품을 내놓기 위해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인 글로벌 생산거점 확보에 나섰다. 정 회장은 해외에 생산기지를 세울 때 협력업체들에 동반진출의 길을 열어주는 데 많은 신경을 썼다.

현대·기아차가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완성차업체로 자리 잡으면서 한국산 자동차부품의 경쟁력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품질을 가장 중시하는 정 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라 현대·기아차와 손을 맞잡은 부품업체들도 세계 일류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그 결과 올해 1월 독일 포르셰는 현대·기아차에 주요 부품을 납품하는 부품회사 9곳을 초청해 ‘한국 자동차부품 전시상담회’를 열고 구매상담을 실시했다. 포르셰가 한국 기업만을 초청해 행사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기아차의 협력 부품회사들은 유럽 유수의 자동차업체뿐 아니라 중국의 비야디(BYD), 창안(長安), 지리(吉利)자동차 등과도 부품 공급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도요타, 혼다, 닛산, 스바루 등 자국 부품만 고집하던 일본 완성차업체들도 한국 부품업체들에 문호를 개방했다. 일본정책투자은행은 최근 내놓은 ‘한국 부품업체의 변화’ 보고서에서 “(상위 업체는 물론) 스위치, 금형 등 쓰임새가 넓은 한국의 하위 부품업체 제품도 미국과 유럽 완성차업체들로부터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며 “한국의 부품 수출액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자동차부품#부품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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